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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Ic Feb 21. 2022

지미 헨드릭스 헌정판 JH AUDIO JIMI

사운드디자이너의 이어폰 이야기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를 기념하는 헌정판 이어폰인 만큼, 지미 헨드릭스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 지미 헨드릭스는 공격적이고 거친 사운드 그리고 개성 있는 사운드 메이커였다. 그래서 그는 연주 중 격렬한 아밍으로 음정을 벗어난 음, 기타를 앰프 스피커에 부딪히거나 마이크 스탠드에 비벼서 생기는 소리, 기타를 박살 내는 소리조차 활용하여, 음이 아닌 노이즈도 음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가 자신들의 밴드 음악에 대해 “영혼을 때려서 영혼을 열게 하는 일종의 충격요법”이라고 표현할 정도면, 그의 음악적 정체성을 감 잡을 수 있다. 


영혼을 때려서 영혼을 열게 하는 일종의 충격요법






그랬던 지미 헨드릭스를 추모하며 그가 추구했던 rock & roll에 최적화된 튜닝을 거쳤다는 제품이 바로 JH AUDIO의 JIMI. 그러니 폭발적 에너지와 뜨겁게 달아오른 공연장의 현장감 정도는 제품의 필수 옵션일 것이라는 자연스러운 기대감도 갖게 된다. 자 그럼 이 기대감을 확인코자 우선 JIMI의 메카닉을 간단히 짚고자 한다.  



JIMI는 7기의 BA 드라이버를 탑재하는데 저역 2기, 중역 1기, 고역 4기로 구성된다. 하우징 내부에는 Acoustic Sound Chamber 구조가 설계되어 저역의 양감을 고려한 공기의 흐름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그에 더해 각 드라이버의 사운드 간 위상을 맞추기 위한 Freqphase 기술이 적용되어 있으며, 케이블 중간에 감쇠기가 있어 +12dB 범위에서 저역 조정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이제 이러한 기술들이 주로 적용되어 있는 JIMI의 사운드 성향을 찬찬히 뜯어보고자 한다. 

JIMI로 음악을 들으면 가장 호소력 있게 귀로 달려드는 음역대는 무엇일까? 항상 사용하는 (각 음역대를 체크하는 용도의) 10곡을, 음역대를 나누려는 의식을 내려놓고 무심코 쭉 들어보았다. 



고음역대였다! JIMI의 강점은 바로 고 음역대에 있었다. 

모든 음악의 메인 선율이 고음역이니 당연한 결론이다 생각될 수 있지만, 필자는 JIMI가 펼쳐내는 고 음역대에 +알파가 존재함을 보았다. 직선력을 가진 고음들이 힘 있게 뻗어가는 넓은 공간에는 귀의 피로도를 높이는 치찰음이 없을 뿐만 아니라 선예감 있는 멜로디의 움직임이 날카롭지 않게 우아하게 움직인다. 얇은 고음의 선율 양쪽으로 그러데이션 되는 울림이 있다고 할까. 모든 고음의 선율에 생기는 묘한 그러데이션 효과가 고음을 고급스럽게 꾸며주고 있었다. 하지만 선명도가 떨어지게 하는 안개 효과가 아니다. 생동감 있는 선명도와 섬세함이 있는데 그 언저리에 그러데이션이 생긴다. 도대체 이 효과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나중에 언급하겠지만 공간감과 관계가 있어 보인다. 고음역대에 신경을 많이 쓴 이 모델에게 JIMI라는 이름이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밴드에서 고음역대를 담당하는 일렉트릭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에게 헌정할 만한 노력의 산물이다. 안타깝게도 고인은 이 선물을 만끽하지 못하지만 말이다. 



그럼 중음역대는 어떠한가? 중음의 적절한 양은 고음이 너무 흩날리지 않도록 밸런스를 돕는다. 

JIMI는 고음역대의 강점을 두각 시키기 위해 중음의 밸런스에도 신경을 썼다. 고음의 그러데이션 효과를 가리지 않는 중음의 적절한 양과 조화력은 훌륭한 조연 역할을 한다. 좋은 해상도를 갖다 보면 자칫 중음역대가 밝아져서 가벼워지는 경향이 있는데, JIMI는 중음역대의 무게를 뺏지 않았다. 그래서 고음역대가 더 돋보인다. 이 정도면 중음역대 역시 훌륭하다. 



마지막으로 저음역대를 얘기해보고자 한다. 

보통 밴드 뮤직에서 일렉스틱 기타가 견제하는 악기라 하면 역시 드럼 섹션이 아닐 수 없다. 저음역대 악기라고 하지만 드럼 섹션의 타격감은 고음역대의 중심성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미 헨드릭스에게 헌정될 녀석이라면 저음역대에 약간의 연출이 필요하다. 그래서일까. 저음역대의 양감도 훌륭하고 충분히 넓은 공간감을 채우는 힘도 가졌지만, 타격감에 가서는 의외로 부드럽다. ‘한 덩치’ 하는 저음역대인데 선을 지키는 절도 있는 타격감이다. 그래서 저음역대가 젠틀하다. 하지만 이 신사적인 저음의 베이스 위에 고음역대는 충분히 역량 초과 끼 발산을 한다. 결코 뒤로 빠지는 저음역대가 아니다. 충분한 양감과 좋은 질감을 갖고 표현하면서도 밀도감 있는 저음역대를 펼쳐낸다. 하지만 타격감에선 양보하는 모습이다. 그러니 저음역대는 젠틀맨이다. 그래서 조금은 갸우뚱하다. Rock & roll 음악에 최적화된 제품이라더니… 드럼의 타격감이 배려한다 싶어 다시 생각해보니.. 아. 이 모델은 일렉 기타리스트에게 헌정된 제품이었다. 물론 저역을 제어 가능한 감쇠기가 있다는 사실조차도 헌정 모델임을 암시하는 것일 수 있겠다 싶다. 아무튼 이쯤 되면 JIMI의 성격이 정리가 된다. 고음역대를 더욱 빛내주는 무대를 들려주는 제품이다.  



신사적인 저음의 베이스 위에 고음역대는 충분히 역량 초과 끼 발산을 한다. 




그럼 이제 JIMI의 무대 운영력을 정리해보자. 

JIMI로 어떤 곡을 듣던 탁 트인 넓은 공간을 느끼게 된다. 무대가 넓고 크다. 그러니 소리가 채울 수 있는 넓은 공간에서 에너지는 넘치게 된다. 하지만 무턱대고 덩치만 큰 사운드가 아니다. 큰 공간 안에 입체감을 가지고 디테일하며 분리력 있는 각 음역대의 선율이 움직이는 걸 느낄 수 있다. 특히 JIMI의 강점인 고음역대는 거침없지만 고저스한 움직임을 뽐낸다. 여러 개의 스피커가 마치 사방에서 조명을 쏘아주는 듯, 입체적인 움직임을 따라 그러데이션 되는 온기와 윤기를 느끼게 된다. 이런 고음역대를 단단히 받치고 있는 중음역대와 고음역대는 안정적으로 무대를 꼼꼼히 채우고 있다. 이만하면 멋진 무대의 운영력이다. 또한 관현악곡을 감상할 때면 악기 배치가 놀랍게 분리력 있으면서도 생동감 있게 그려지고 넓게 펼쳐지는 선율의 하모닉을 즐길 수 있다. 고음역대의 보컬과 밴드 음악들은 생동감 있는 현장을 맛볼 볼륨으로 실컷 즐겨 보시길 바란다. '소리 질러!!!'를 외치는 ROCK 가수처럼, 마치 JIMI가 이어폰을 낀 청중에게 '볼륨 높여!!!'라고 외치는 신나는 질주를 즐기게 될 것이다.



고음역대는 거침없지만 고저스한 움직임을 뽐낸다.




이제 JIMI의 강점을 한 문장으로 만들 수 있겠다. 넓은 무대를 누비며 힘 있게 질주하는 고음역대. 이 강점으로 즐기고 싶은 음반이 있는가. 그렇다면 망설이지 말고 JIMI와 함께 해보시길 바란다. 



넓은 무대를 누비며 힘 있게 질주하는 고음역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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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는 필자의 사진 및 기고 매거진인 프리미엄헤드폰가이드에서 발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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