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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Ic Mar 03. 2022

무대가 코앞으로 Lark Studio Paradise

사운드디자이너의 이어폰 이야기 


중국 Lark Studio의 Paradise



착용감

하우징의 밀착도와 장시간 사용에 따른 피로도를 척도로 Paradise의 착용감을 체크해보자. 제품을 귀에 넣어보면 느끼겠지만, 밀착도는 의외로 느슨하다. 필자가 최근 착용했던 타제품들보다 귓바퀴에 안착하여 밀폐하는 능력이 좀 떨어진다. 이리저리 돌려보아도 팁을 교체해 보아도 밀폐/차폐되는 느낌이 안 든다. 다만 이 적절한 헐거움이 피로도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밀폐도가 높고 안착력이 높은 타제품들은 사용 중간중간, 땀이 차서 귀에 바람을 쐬어 주어야 하고 귓바퀴의 뻐근함도 풀어줘야 한다. 하지만 Paradise는 밤새 끼고 자도 될 정도로 피로도가 적었다. (리뷰하다 보면 종종 잠들기도 합니다.) Paradise가 귀에 잘 자리 잡고 앉게만 해준다면 적절한 밀폐만으로도 충분한 사운드를 만끽하며 장시간 신경 쓰임 없이 착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저음역대

Paradise는 잘 손질된 단단한 저음을 양껏 들려주는 능력이 있다. 저음을 들을 때에는 2가지로 나누어 (극저음과 중저음으로 분류하여) 들어보는 편이다. 극저음역대에서 들을 수 있는 악기는 많지 않기 때문에, 사실 대부분의 음악에서 꼭 챙겨 들을 수 있는 음역대도 아니거니와 극저음의 성능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극저음이 적당량 함유된 사운드는 음악 가장 밑바닥에 깔린 무게감뿐 아니라 탄력성이 더해지기 때문에 음악의 감동에 영향을 주는 요소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새로운 인이어 제품들을 만날 때면 먼저 이 극저음을 어떻게 요리하는지에 늘 관심이 있다. Paradise는 극저음을 균형 있는 위치에서 잘 제어하며 담아내었다. 중저음의 소리에 탄력을 더하면서도 저음 전체의 무게감을 얹어주는 매우 좋은 함유량으로 느껴진다. 이렇게 잘 손질된 극저음의 양으로 저음 전체에 혼탁함을 거두어낸 효과를 가져온 것 같다. 그러면서도 Paradise의 극저음은 장중한 발걸음으로 저음 전체의 타격을 도와 듣는 이의 심부 가격에 도움을 준다. 중저음역은 어떨까. Paradise의 중저음역대 역시 만족스러운 양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너무 두텁게 들리지 않는 결속력 있는 단단함을 특징으로 갖추었다. 때문에 양감과 무게감에 치중된, 장중한 몸체를 질질 끌고 다니는 저음이 아니다. Paradise는 질 좋고 단단한 저음역대를 갖고, 타격감 있으면서도 탄력성 좋은 움직임을 보여준다. 좋은 저음역대의 소유자이다.



Paradise의 극저음은 장중한 발걸음으로 저음 전체의 타격을 도와 듣는 이의 심부 가격에 도움을 준다. 





중음역대

Paradise의 중간 음역대는 어떠한가? Paradise의 중음역대는 고음역대에 더 가까운 특성을 가진다. 밝고 가벼운 톤으로 고음역대와 긴밀한 조화력을 보여준다. 한편 중음역대의 특성이 고음역대에 더 가깝기 때문에 고음역대가 날개를 펼 때면 그 존재감이 약해지는 것이 아쉽다. 그렇다고 소리가 비어 있게 들리는 것은 아니다. 단지 중음역대가 특별한 재능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음역대와 같은 성향을 보이므로 고음역대의 움직임이 더 자연스럽고 위화감을 갖지 않게 잘 서포트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Paradise의 중음역대는 고음역대와 함께 항상 앞으로 나와 움직이는 적극적인 무빙이 좋다. 그래서 해상력을 더욱 높게 해 주어 또렷하고 선명한 선율을 두각 시켜 준다. 결과적으로 저음역대와의 분리력이 도드라진다.



밝고 가벼운 톤으로 고음역대와 긴밀한 조화력을 보여준다. 




고음역대

Paradise는 티 없이 밝고 자유로운 환경을 누리며 자란 여성 같다. 자신감 넘치고 거침없이 전진하고 도전하는 성향이며, 반짝거리는 눈으로 잘 웃으며 무척이나 활동적인 특성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런 자유분방함과 넘치는 자신감 뒤에는 상처를 남기는 아쉬움이 있는 듯하다. 그래서 치찰음과 거칠고 날 선 선예감으로 인한 것인지 볼륨에 손이 가는 순간들이 가끔 있다. 하지만 이런 시원시원한 직진성 덕에 음악이 더 활기가 도는 것도 사실이다. 중음역대와 함께 앞을 향해 움직이며 더욱 표정 있는 음악들을 들려준다. Paradise의 고음역대는 생각 없는 의도 없는 자유분방함이 아니라, 교양과 배려를 배운 숙녀의 기본기 있는, 기분 좋은 해상력을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을 것 같다.



티 없이 밝고 자유로운 환경을 누리며 자란 여성 같다.





무대 표현력

Paradise는 음악의 무대를 항상 중심에 만들어준다. 무대가 넓게 옆으로 펼쳐지기보다는 중심으로 몰아주는 특성이 있다. 악기 간의 분리력보다는 조화력을 더 잘 들려준다. 높은 해상력으로 고음과 중음역대의 움직임이 항상 앞으로 나오고 저음역대는 항상 무대 깊은 뒤에서 두리뭉실하지 않도록 단단하게 받쳐 준다. 무대가 중심으로 쏠리면서 청자에게 더 적극적으로 뻗어오는 선율이 느껴지며, 표현력, 속도감, 색채감이 뛰어나게 해 준다. 무대가 청자에게 쏠려 만들어지기 때문에 음악의 움직임이 활기차고 사실적이어서 보컬의 입술의 움직임, 심지어 타액 비말의 움직임까지도 느껴질 정도이다. 온기감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음악 전반이 밝고 따사롭다. 하지만 무대가 가깝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무대 전체의 구성이나 무대를 벗어나 공중에서 만들어지는 입체적인 음악의 움직임, 공연장의 높은 천장고를 느끼는 데에는 아쉬움이 있다.



무대가 청자에게 쏠려 만들어지기 때문에 음악의 움직임이 활기차고 사실적이어서 보컬의 입술의 움직임, 심지어 타액 비말의 움직임까지도 느껴질 정도이다





에필로그

요즘은 많은 집에서 LED등을 사용한다. LED등에도 다양한 밝기가 있지만, 그중에서 공부방이나 사무실에 달아야 할 밝은 등을 생각해 본다. 이런 밝음에 익숙한 현대인이라면, 당연한 정도의 밝음의 기준이 과거와 다를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이다. 해상력 높은 인이어 제품들이 연이어 출시되는 현대에, 잘 들림의 기준은 과거와 다를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찬사를 보내고 놀라웠던 그 섬세함이 이젠 당연히 들려야 하는 사운드가 되어가고 있고 인이어 제품의 커트라인처럼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놀랍다. 이런 높은 해상력으로 무대를 코 앞에서 눈앞에서 즐기듯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실로 감사하다. 특히 요즘과 같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환경에서 음악문화의 장 역시 거리를 두는 가운데, 무대를 이토록 가깝고도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한편으론 또 다른 기회이지 싶다. 필자와 함께 해준 Paradise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Paradise의 LED등과 같은 높은 해상력 덕분에 나의 귀와 마음은 듣는 내내 밝고 활기찼다. 




이런 높은 해상력으로 무대를 코 앞에서 눈앞에서 즐기듯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실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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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 #이어폰리뷰 #사운드디자이너 #밑미1일1포

*사진 및 제품 설명 이미지는 본 원고의 기고 매거진 Head Fidelity와 제조사 웹사이트에서 발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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