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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Ic Mar 18. 2022

애플의 커머셜에 등장했던 Audio engine A5+

사운드디자이너의 스피커 이야기는 유무선 겸용 북쉘프 스피커 

이번 리뷰 제품은 미국 Audio engine사의 라인업 가운데 프리미엄 Wireless Powered Speaker인 A5+ 모델이다. A5+는 물론 프리미엄 파워드 스피커 모델인 A2+, 와이어리스 파워드 스피커 HD3 그리고 헤드폰 앰프인 D1 DAC+와 같은 모델을 이미 접하신 분들에게는 익숙한 브랜드이겠다. Audio engine사는 고품질의 프로슈머 오디오 장비를 제작해 온 오랜 역사를 가진 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그리고 비교적 리즈너블한 가격으로 사용 편의성을 고려하면서도 우수한 음질의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자 하는 모토의 연장선상에서 이번 리뷰 제품인 A5+을 계기로 블루투스 시장에 진출하였다.  



A5+는 애플의 커머셜에도 등장했던 플래그쉽 모델인 A5의 후속 모델로서, 기존 모델보다 저음역과 사용성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 중 하나였다고 한다. 그러한 몇 가지 특징들을 살펴보면 캐비닛 뒷면의 베이스 리플렉트 포트의 웨이브 가이드와 온도관리 시스템을 개선하였으며 바인딩 포스트 부위의 품질도 향상하였다. 적외선 통신을 통해 리모트 컨트롤이 가능하며, aptX HD Bluetooth 수신기가 내장되어 사용성을 더욱 향상하였다. 내장 앰프의 아웃풋도 서브우퍼나 Audioengine사 타 모델과의 연결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왼쪽 유닛에는 레벨 조절이 가능한 범프 기능 볼륨 노브가 붙어 있으며 스피커를 음소거할 수는 mute 기능도 있다. 드라이버에는 5인치의 Kevlar 우퍼와 3/4인치 실크돔 트위터를 탑재하였으며 재생 주파수 대역은 50Hz~22kHz이고 스피커 바닥에는 검은색 발포 소재가 깔려 있어 방진에 대한 배려도 돋보인다.



Audio engine A5+의 사운드 성향을 알기 위해 에이징 과정을 거쳐 청음을 시작하였다. A5+의 사운드 성향을 고음, 중음, 저음역대로 확인하기 위해 각 음역대를 대표한다고 생각되는 보컬로 음악을 들었고, 독주 악기 연주로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오보에, 플루트 작품을 감상하며 각 음역대에서 음질을 다시 한번 체크해 보았다. 그러고 나서 전체의 하모나이징과 밸런스 확인을 위해 현악 4중주와 관현악곡을 감상했다. 


아이유 – ‘좋은 날’과 ‘밤 편지’에서의 아이유는 전혀 다른 감성을 들려준다. 좋은 날의 아이유는 생기발랄하면서도 적극적인 사랑스러움을, 밤 편지의 아이유는 정적이고 온기 넘치는 사랑스러움을 느끼게 해 준다. 이것은 아이유의 음색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배경음악이 아이유에게 어떤 무대를 만들어주냐도 큰 몫을 한다. A5+로 고음 보컬의 아이유를 멋지게 감상하려면 중저음역대의 볼륨을 키워주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현시대에, 메인 보컬을 위한 배경 사운드의 티 나는 희생은 오히려 배경음악이 벽에 붙은 그림처럼 납작하게 들리게 해서 음악 전반을 안타까움으로 들려주기 때문이다. A5+에는 중저음이 기지개를 켜며 물에 풀어지는 물감처럼 공기 중에 펼쳐지는 볼륨의 진입로가 있었다. 이 진입로까지는 소리를 키워야 청자의 두성까지 함께 울려주는 아이유의 고음과 중저음의 배경 악기들의 입체적 움직임, 그리고 바스락거리는 풀벌레의 움직임까지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고음역대의 관점에서 아이유의 직진성 고음이 가늘고 뒤로 빠지는 느낌이 들어 아쉽다.  



Sia – Chandelier는 날이 선 직진성의 날카로움과 거침없이 펼쳐지는 확산력의 매력을 발산하는 곡이다. A5+는 절규하고 몸부림치는 Sia를 부드럽게 감싸려고 했다. 상처 입은 Sia를 마치 치료해주려는 듯 순화시키고 부드럽게 담아주는 미덕 있는 사운드이다. 고음에서 내지르고 내던져지는 폭발에서 청자의 청력을 지키려는, 마치 심의규정을 지키는 거름망의 견고함을 느끼게 된다. Sia의 장기가 깎여서 아쉽다.


CHIE AYADO – Moon River는 중음 보컬과 클래식 기타의 절묘한 어우러짐이 몸통 전체를 스모키 하게 채워주는 작품이다. 무대의 중심에 클래식 기타를 뒤로 하고 눈감고 노래하는 보컬의 고고한 자태를 연주 내내 그려준다. 잔향들이 공간을 채워가는 밀도가 자연스러워서 개방적인 무대감까지 느끼게 해 주었다. A5+가 제법이라는 생각을 갖기 시작해본다.



Adele – Hello는 읊조리는 중음 보컬과 가만가만 걸어가는 피아노의 화성의 도입의 먹먹함 그리고 카펫처럼 깔리는 배경 사운드 위로 휘감는 보컬의 마력이 매력적인 곡이다. A5+는 adel의 중음역대의 보컬색을 한껏 담아내려 하고 있었다. 무게감 있게 무대의 중심에 크게 자리 잡은 보컬과 그 무게를 지탱하고 함께 끌어가는 배경 사운드의 탄력 있는 울림과 양감이 완성도 있는 음악으로 들려준다. A5+의 장기는 어쩌면 중음역대의 안정감과 저음역대의 탄력성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갖으며 다음 음악으로 이동해 본다.



김동률 – 감사, 중저음의 김동률의 보컬의 배경 사운드는 고음역대의 현악기이다. A5+의 밸런스는 김동률의 보컬과 배경 사운드의 역할에 딱이라는 결론을 준다. 고음역대에서 A5+는 한 발 뒤로 가는 습관이 있는 듯했다. 그래서 김동률의 곡은 A5+의 습관이 잘 소화해내는 곡이었다.


박효신 – 야생화, 가만가만 걷는 피아노와 거리를 두고 천천히 움직여 가는 중저음 보컬의 울림. 중저음의 맛은 역시 스모키 한 울림의 잔향들의 처리이다. A5+는 박효신의 야생화의 잔향들을 아담하게 담아 메인 선율에 적절히 흐트러뜨려 잔잔함을 준다. A5+의 저음의 양감은 적절한 수준으로, 먹먹하거나 지저분함의 난무함 없는 스모키함으로 담아줌을 듣게 된다.



방탄소년단 – 세계무대에서 센세이셔널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음악으로 저음 킥과 베이스의 타격감, 양감을 가늠해보았다. 원근감을 공간감 그리고 공격하고 포옹하는 변화무쌍한 이 저격수들의 음악은 킥과 베이스의 절묘한 등퇴장이 그 저변에 숨어 있다. 이 킥과 베이스가 제 역할을 할 때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힘 있게 청자를 붙잡는다. A5+는 저음의 탄성이 좋다. 킥의 쫀쫀한 탄력이 있어 음악 전반에 생기를 넣는다. 베이스의 존재감도 담을 줄 알아서 저음의 두께가 남성보컬팀의 무게를 담는다. 다만, 이러한 저음 위로 점프하고 구르고 폭발해야 할 고음부가 적정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Piano (조성진) – 조성진이 연주하는 Tchaikovsky  The seasons : October “Autumn Song” 은 다양한 음색과 톤으로 연주된 작품이다. 중저음을 중심으로 사색적으로 흐르는 이 음악의 무게감 속에 우수에 찬 감정은 공간에 유유히 흘러 감동으로 내려앉는다. A5+의 안정적인 중음역대와 잘 맞는 작품이었다.


Violin (Itzhak perman) – Bach chaconne_partita no.2 스산한 가을바람과 함께 들어야 할 비운의 명곡. 무반주 바이올린 샤콘느는 바이올린이라는 악기가 가진 천의 얼굴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하나의 활을 쓰는 고음 악기지만, 중음의 걸쭉한 울림을 기반으로 계속 만들어 가며 슬픈 선율을 이어이어 이야기를 엮어가는 이 곡은, 공간을 잔향으로 꽉 메워가며 채워가는 감동의 무게가 압권이다. A5+는 특유의 중저음의 탄성력에 공간감을 확보해주며 소리를 앞으로 쭈욱 뽑아 올려주는 기술을 보여주었다. 계절의 변화와 맞물린 만족스러운 감상을 한 듯하다.



Cello (yo-yo ma) – Bach cello suite no.1 두말할 필요 없는 중저음 악기에 대표적인 중저음 악곡. A5+의 저음을 펼쳐내는 기술 - 공간감 표현과 울림 잔향 처리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Oboe (schumann) – Romances for oboe & piano : Einfach, innig A5+이 가진 중저음의 확실성은 목관악기의 중음역대의 부드러운 선율의 대표주자인 오보에 연주에 딱이었다.


Flute (Cecile chaminade) – Concertino for flute & piano 플루트라는 악기가 가진 여성적 이미지에 역동하는 에너지와 테크닉적으로 저돌적이면서도 과시하는 면모를 담아야 하는 작품이다. A5+는 고음에서 공격적이지 않은 특성이 있어서인지 플루트라는 악기의 부드러움을 더욱 보드랍게 해 주었다. 스케일의 파도를 타는 플루트의 빠른 핑거링 사이사이에 공간력 있는 울림이 어느새 무대에 폭 빠져들게 하는 당김 끈 역할을 한다.



JAZZ ensemble – A5+는 악기 연주에서 강세를 보인다. 공간감을 그리면서 울림과 하모나이징을 채워가며 악기 간의 밀고 당기는 그림을 재미있게 보여준다. 색소폰의 촉촉하게 젖은 목소리와 건조하게 쓸어가며 울리는 봉고의 탄성, 매트한 리듬과 쿠션력 좋은 화음으로 서포트 하는 피아노의 조합이 멋스럽다. 무대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혀주어 멋진 공연을 보여줄 줄 아는 능력도 찾아본다.


String Quartet – Schubert no.14 in D minor의 작품에서 4인 4색의 하모나이징과 선율의 굵기를 대조하며 감상해보았다. 다른 음역대의 악기들의 서로 다른 굵기의 선율로 매듭과 얽히고설키는 음악의 긴장과 이완을 들어본다. 고음부의 약세에 대한 편견으로 시작한 청음이었는데, 제법이라는 결론으로 즐겁게 감상했다. 현악 4중주라는 연주는 각 악기의 능력 최대치와 경쟁이 아닌 배려와 양보 속의 조화이다. 그래서일까. 부드러움으로 감싸안는 A5+의 특징에 맞아서인지 멋진 연주를 담아주었다. 앙상블 연주에 능한 스피커라는 생각까지 하며 감상 삼매경에 빠졌다.



Orchestra – 중저음에 대한 기대를 앞서 많은 곡에서 확인한 바 최종적으로 필자의 마지막 테스트 음악으로 베토벤 교향곡 7번의 2악장 도입부를 플레이해본다. 아… 기대가 좀 많이 컸었다는 아쉬움으로 도입부 전체 프레이즈를 지났다. 콘트라베이스의 울림통 속은 들리는데, 정작 콘트라베이스 자체의 활의 당김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좀 멀리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 작은 제품이 저음을 제법 그려내며 다른 악기군의 주력 선율들을 얌전히 서포트 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기특한 생각으로 감상하게 되었다. 무대를 모두 담기에는 아직 작아 보이는 제품이지만 욕심은 당차다는 기특함으로 청음을 마쳤다.



북쉘프 스피커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외적 요인인 작고 간편함, 합리적 비용 속에 내적 요인인 저음을 포함하여 중음, 고음까지 야무지게 담아내는 소리를 기대하는가? 그렇다면 작은 거인을 찾고 있는 것.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로 만나본 A5+에 대한 필자의 소감은 한마디로 이러하다. ‘욕심 많은 중음 에너자이저’ 중음부의 안정감이 확고한 스피커. 하지만 고음부에서의 직선적인 힘과 좀 더 굵기 있는 선율이 항상 아쉬웠다. 그래도 저음부는 과하지 않은 양감과 울림과 잔향을 차곡차곡 쌓는 공간감에서 만족감을 제법 준다. 이 정도면 애썼다고 말해주고 싶은 북쉘프 스피커다.







https://audioengineusa.com/shop/wirelessspeakers/a5-wire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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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중 이미지는 제조사 상품 페이지와 본 글의 기고 매거진에서 발췌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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