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고백
딸과 손녀가 다녀간 뒤,
식탁 위에는 아직 따뜻함이 남아 있었다.
비워진 그릇들과 뒤섞인 웃음의 흔적이
한동안 집 안을 맴돌았다.
대단할 것 없는 밥 한 끼였는데,
그 속에는 이상하게도 마음이 오래 머문다.
콩을 넣어 지은 밥도,
살짝 데친 봄동도,
노릇하게 구운 고기도
모두 그저 평범한 음식이었을 뿐인데
그날은 유난히 맛있다고 했다.
생각해 보면
나는 늘 이렇게 서툴게 마음을 건네왔다.
거창한 말 대신 밥을 짓고,
정성이라는 이름으로 간을 맞추고,
누군가 맛있게 먹어주기를 바라며
조용히 기다리는 방식으로.
“할머니 최고!”
그 한마디에
내가 건넨 서툰 고백이
제대로 전해진 것 같아
괜히 마음이 놓였다.
살다 보면
잘하지 못한 말들이 더 많이 남는다.
그럼에도 이렇게
밥 한 끼 속에 마음을 담아
조금씩 전할 수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칭찬이 오가던 점심시간은 지나고
다시 조용해진 집 안에서
나는 오늘도
나만의 방식으로 서툰 고백을 이어간다.
* 그동안 서툰 고백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비록 일상의 이야기이지만 제목을 바꾸어 계절에 맞는 이야기로 다시 씁니다. 응원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