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도 시가 되는 순간이 있다.
남편은 요양병원으로 갔다.
나는 하릴없이 자꾸 눕는다.
긴장이 풀어졌는지
혼자서 적막을 견딘다.
전화가 왔다.
뭐 하느냐고 묻는다.
자고 있다고 했다.
일어나서 밥 먹으라고 한다.
또 전화가 온다.
밥은 먹었느냐고 묻는다.
자꾸 자게 된다고 했다.
짜증을 섞어 전화를 끊는다.
집안은 더 조용해진다.
창문으로 햇빛이 들어온다.
따뜻해 보이는 하늘이
봄이 왔다고
문밖으로
나를 불러낸다.
그래,
오늘은 조금 걸어 보자.
마른 가지 끝에서
막 피어나려는
연한 꽃눈처럼
나도
봄을 맞으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