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도 시가 되는 순간이 있다.
아파트 앞 버스정류소에서
계단을 올라오면
매화나무에 꽃이 피었다고 했다.
봄을 알리는 글에서
매화를 찍어 올린 사진은 보았지만
정말 그 매화가
이 동네에도 피었을까.
아직 바람은 차고
햇살도 겨울 끝자락 같은데
나무가 먼저 알아챘을까.
낮에 가만히 앉았는데
나른한 햇살이 창가에 고이고
졸음이 슬며시
무릎 위로 내려앉았다.
한숨 잘까 하다가
불현듯 생각나
마음이 먼저 일어나
몸을 흔들었다.
벌떡 일어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매화 마중을 갔다.
멀리서도 보이는
하얀 숨결 같은 꽃 몇 송이
하늘 높이 떠 있었다.
나를 먼저 마중 나온
봄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