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고백
2025.10.10.
사골 곰국을 먹어야 된다는 남편을 위해
커다란 사골을 샀다.
사골만 끓이라는 사장님 말씀에 안도하면서
생강을 넣을까, 대파를 넣을까 하는 걱정을 덜었다.
한나절 찬물에 담가야 한다고 했다.
서너 시간, 반나절은 안 된다는 말씀.
오전에 사서 해를 꼴딱 넘기도록 찬물에 담가 뒀다.
핏물을 빼고, 팔팔 끓는 물에 한 소큼 우려냈다.
부산물이 부글거렸다.
어디서 이런 게 나올까.
예전에도 곰거리를 고았지만 새롭다.
끓어오르는 기름을 걷어 내면서
끊임없이 걷어 내면서
맑은 국물을 들여다본다.
좁은 주방, 후드가 낮게 웅웅 거리고
증기 속에 내 얼굴이 희미하게 비친다.
끓어오르는 기름을 걷어내고 또 걷어내며,
나는 그 안에서 살아온 나날을 본다.
기름처럼 떠오르는 아쉬움, 후회, 그리고 사랑.
한 번 걷어내면 또 떠오르고,
또 걷어내면 그 아래 맑은 국물이 드러난다.
그리하여 마침내,
한 솥의 국물 속에 내 하루가 고여 있다.
누군가의 몸을 덥히고, 마음을 달래줄 따뜻함으로.
그 따뜻함이야말로
내 삶이 지금까지 끓여 온 사랑의 참맛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