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고백
아침 일찍 아파트 현관에 나왔다.
영문도 모른 사랑이는 좋다고 꼬리를 흔든다.
나는 다 목적이 있단 말이야.
현관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어! 안 떨어졌네.
밤사이 홍시가 다 되어 가는 감이 떨어져 있을 줄 알았다.
어제 화단에 한 개 떨어져 있었는데
딸이 줍지 말라는 바람에 두고 왔다.
나갔다 들어오니 감이 없어져 버렸다.
나 말고도 감을 주워 가는 이가 있나 보다.
공원을 산책하고 돌아오는데
현관 난간 위에 감 한 알이 올려져 있었다.
누가 떨어진 걸 주워 올려놓은 모양이다.
문득 며칠 전 생각이 났다.
그날도 내가 나가다가 바닥에 굴러 있는 감을 보고
그냥 지나치기 뭐해서
살짝 올려놨던 적이 있었다.
누구든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냥 밟히고 말 감 하나에도
따뜻한 마음을 얹고 싶었던 사람들.
감 한 알로 이웃의 마음이 오가는구나 싶어
괜스레 가슴 한쪽이 포근해졌다.
누군가의 작은 배려가
하루를 이렇게 다정하게 만들어준다.
감을 들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마치 좋은 일을 안고 오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