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따라간다.

서툰 고백

by 복덕

계절을 따라간다.

2025.10.24.


꽃잎 하나에도

따뜻한 온기가 묻어오는

그런 바람이 아니었다.

무언가 차갑고 낯설어

낙엽을 떨어뜨리는 바람.


빨강, 노랑, 주황으로 물들어

하나씩 땅으로 내려앉는 낙엽은

분명 예쁜데도

그 예쁨 속엔 서늘한

기척이 숨어 있었다.


조용히 흔들리는 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은 가늘게 스며들고,

그 사이를 비집고 나온 바람이

옷깃을 스치며 지나간다.


하루가 조금씩 짧아지는 계절,

공기의 결은 맑고 투명하지만

그 투명함 속에

왠지 모를 허전함이 서려 있다.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보면

구름도 느릿하게 흘러가며

계절의 속도를 한 발 늦추는 듯하다.


예쁜 것은 예쁜 대로

스러져가는 것은 스러지는 대로

가을은 담담하게 흘러간다.

내 마음도 그 뒤를 따라

조금은 느슨하게,

조금은 조용하게.


옷깃을 세우며

계절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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