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줄거리처럼

서툰 고백

by 복덕

주말농장

2025.10.21.


어제저녁, 딸이 주말농장에서 캐 온

고구마와 고구마줄거리, 그리고 가지를 가져다주었다.

흙냄새가 묻은 손끝에서

가을의 체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나는 잠시, 주말농장에 가지 못한 게

섭섭하다고 생각했다.

삽자루를 들고 흙을 뒤집는 재미,

줄거리 하나하나를 따내는 손맛이

내 몫이 아니어서 허전했다.


하지만 하루 종일 머리가 아팠다.

이른 아침에 황톳길을

괜히 걸었나 보다.

몸이 먼저 가을을 알아챈 모양이었다.


딸이 말했다.

“엄마, 쉬라고 가자는 말 안 했잖아.”

그 말에 나는 웃었다.

이제는 아이의 말속에서

내 안의 어른이 쉬어간다.


세월은 어느새 방향을 바꿔

자식이 부모의 그림자를 이끌고,

나는 그 뒤에서 고구마 줄거리처럼

조용히 엉겨 붙어 살아간다.

아이가 어른의 스승이라 하더니

이렇게 마음의 의지가 되었다.

작가의 이전글무슨 일이 있으면 당신이 책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