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선물을 받다.

서툰 고백

by 복덕


2025.12.11.


글쓰기 수업을 가는 날이다. 다음 주면 벌써 종강이라니,

시간이 이렇게도 빨리 흘러가는지 새삼스럽다.

처음엔 이름도 얼굴도 잘 몰라 어색하기만 했던 선생님들의 얼굴이

호칭은 모두 선생님으로 부른다.

이제는 하나둘 마음속에 들어왔다.


사람을 사귀러 간 자리였는데,

여전히 쉽지만은 않았다.

나이 들수록 사람 사이의 거리는 더 조심스러워지고,

다가가는 발걸음도 조심스러워지는 것 같다.

횡단보도 앞에 서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누군가가 반갑게 아는 체를 했다.

“어머, 선생님.”

고개를 돌려보니 우리 아파트 단지에 사시는 글쓰기반 선생님.

예전에 아파트 앞에서 우연히 한번 마주친 적이 있었다.

그때 이후로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속에 살짝 자리 잡았다.

오늘 수업 가면 전화번호를 받아야지,

그런 결심을 굳히고 있었는데,


그리고 언젠가 날 잡아

따뜻한 차 한 잔 함께하자고 말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먼저 인사를 건네주시다니 마음이 괜히 따뜻해졌다.

잠깐의 인사 뒤, 선생님은 무거워 보이던 가방 속을 뒤적여 책 한 권을 꺼내 주셨다.

친구분이 책을 냈다고 하셨다.

나에게 먼저 주신다고 했다.

그 말에 순간 가슴이 조금 먹먹해졌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에 놀랍기도 하고,

‘먼저’라는 말이 유난히 고맙게 느껴졌다.


누군가의 마음속에 내가 떠오른다는 사실은,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사람을 기쁘게 한다.

책 한 권을 건네받으며 신호가 바뀌었다.

건널목을 함께 건너는 그 짧은 시간이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것처럼 마음이 따뜻했다.

누군가와 조금 더 가까워지는 순간이란,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 일상 속에서 슬며시 찾아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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