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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찾는 마음 May 09. 2022

내 마음속의 런던 3

(London State of Mind 3)


버킹엄 궁전 앞 빅토리아 추모비 - 아내의 요청에 의해 얼굴은 블러 처리했습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던 런던에서의 산책코스는 내셔널갤러리에서 시작하여 빅벤을 경유하여, 타워 브리지까지 사우스뱅크를 따라 걷는 것이다. 다시 방문한 런던에서 나는 즐겨 걷던 사우스 뱅크의 산책길을 따라 아내를 안내했다. 이 포스팅도 그 경로를 따라 쓴 것이니 런던을 방문하는 분들은 이 코스를 따라 여행하시는 것도 괜찮다고 추천드리고 싶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코스를 다 도는 데 반나절이 걸리시는 분도 있겠고, 하루 정도의 일정을 잡으셔야 할 수도 있겠다.



영국 여왕이 사는 버킹엄 궁전도 내셔널 갤러리가 있는 트라팔가 스퀘어 바로 근처에 있으니 시간이 맞으면 걸어가서 근위병 교대식을 볼 수 있다.


아내와 나도 시간을 맞춰 버킹엄 궁전 앞의 교대식을 보고 빅벤으로 향했다.  





근위병 행진



버킹엄 궁전에서 빅벤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세인트 제임스 파크가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공원을 가로질러 갔다. 백조, 비둘기, 펠리컨과 다람쥐 등 공원의 주민들은 익숙한 관광객들의 행렬을 무시한 채 자기 일을 보거나, 오히려 관광객을 기웃거리며 뭔가 얻어먹을 건 없는지 살피고 있었다.  













세인트 제임스 파크의 터줏대감 백조 - 관광객에게 관심을 보이는 중




























세인트 제임스 파크의 다람쥐 - 우리를 관람하고 있었다.






















세인트 제임스 파크


런던은 아름다운 공원이 많다. 런던의 숲은 여름에 가장 아름다운데(개인적인 생각이다), 갖가지 색깔의 꽃들이 동화의 나라를 연상케 한다. 런던은 여름이라고는 하나 우리나라의 봄이나 가을을 연상시킬 정도로 포근한 날씨다. 그래서 세인트 제임스 파크 이외에도 하이드 파크나 그린파크, 리젠트 파크는 사람들로 넘쳐 난다. 



어느 여름날 주말 오후에 하이드 파크에 간 적이 있다. 공원의 서펜타인 호수 주변에 자유롭게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거나 잔디 위에 앉아 독서를 하는 사람, 조깅을 하고 산책을 하는 사람, 가족이나 친구들과 소풍을 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한 여름의 하이드 파크 잔디 위에 앉아서, 오가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자연을 구경하며, 나는 인생의 여유와 풍요로움을 새삼 만끽할 수 있었다. 그림처럼 아름답다고 할만한 한 여름 일요일 오후가 선명하게 떠오른다. 



런던의 교외로 조금 나가면 리치먼드 파크가 있는데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내가 살던 뉴 몰든 지역과 머지않아서 자전거를 타고 한 번씩 들르곤 했다. 공원 주변에 부자와 귀족이 많이 살아서, 공원 내에서 승마를 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예전 왕이나 귀족들의 사냥터이기도 해서 사슴들이 떼 지어 돌아다니는 것을 공원 내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세인트 제임스 파크의 끝부분에 자리한 호스 가즈(Horse Guards) 근처의 관공서



호스 가즈(Horse Guards)의 근위병 -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행정부 기관들이 있는 화이트홀 쪽으로 나오면 있다. 근위병은 정말 움직이지 않는다.



혹시 여름에 런던을 방문하신다면 공원뿐만 아니라 노팅힐 카니발도 추천하고 싶다. 8월 마지막 주말(일요일, 월요일)에 열리는 축제인데 마치 브라질의 삼바 축제를 연상시키는 퍼레이드로 노팅힐 지역이 들썩인다. (8월 마지막 주 월요일은 bank holiday라고 해서 공휴일이다.) 카리브 지역 출신의 흑인들이 주축이 되는 축제인데,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끌어들이는 유럽 최대의 거리축제라고 한다. 



나도 일요일 조금 늦게 노팅힐에 도착했는데,  개조한 거대한 트레일러 위에서 수많은 흑인들이 터질 듯 작렬하는 음악과 함께 신나게 춤을 추고 있었다. 관광객들도 모두 흥에 겨워 춤을 추고 있었고 나도 어느새 같이 몸을 흔들고 있었다. 이성보다는 본능에 충실한 분위기라고 할까.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게 된다. 흑인 특유의 원시적인 리듬과 비트의 음악 위에 다소 선정적인 춤을 추는 사람들도 있었다. (본능을 자극하는 이 음악은 소카(soca)라고 불린다.) 노팅힐 카니발은 런던의 색다른 매력을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다만 시끄러운 음악을 싫어하는 분들에겐 맞지 않을 것 같다.




트라팔가 스퀘어에서 런던 아이로 넘어가는 길에 있는 호텔



위 사진의 호텔을 지나 조금 걸어가다 보면 셜록 홈스를 테마로 한 펍이 보인다.



2층에 올라가 보니 작은 셜록 홈스 박물관처럼 꾸며 놨는데 볼 건 그다지 많지 않았다.




뮤지컬 광고가 특이했다.


런던 아이 쪽으로 넘어가는 골든 쥬빌리 브리지(Golden Jubilee Bridge) - 보행자를 위한 도보교이다.



런던 아이(London Eye)



관람차인 런던 아이는 런던에 있을 때도 이번 여행으로 들릴 때도 결국 타보지 못했다. 거의 항상 대기 줄어 길게 나 있고 요금도 비싼 편이다. 런던의 전경을 보고 싶다면 프림로즈 힐을 추천한다. 주변에 높은 산이 없는 런던에서 그나마 런던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언덕이다. 경치가 좋아서 휴일이 되면 수많은 런던 시민들이 찾는다. 사람들은 언덕 풀밭에 앉아 런던 시내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거나 말없이 감상하는데, 관광에서나 바쁜 삶 속에서 한 박자 쉬는 여유가 느껴지는 장소다.




빅벤과 국회의사당



런던 아이 바로 건너편에 있는 빅벤과 국회의사당 건물은 런던의 대표적인 상징물이라고 생각된다. 볼 때마다 건축물의 아름다움에 감탄하지만, 뭔가 역사적 현장에 있다는 생각도 든다. 수많은 영화에서 보아왔던 건축물이라 익숙한 듯하지만 실제로 보면 남다른 감격이 있었다. 처칠도 저 국회의사당에서 "제가 드릴 것은 피와 노력, 눈물과 땀밖에 없습니다."라 외치며 그 유명한 연설로 2차 세계대전에서의 항전 의지를 영국 국민들에게 고취시켰으리라.



포스팅을 하다 보니 생각보다 글이 길어졌다. 사우스 뱅크를 따라 타워 브리지까지 내려가는 산책길은 다음에 계속 소개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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