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찾는 마음 Jul 11. 2022

내 마음속의 런던 7

(London State of Mind 7) - 대영박물관


런던에 있는 대부분의 박물관이나 갤러리의 입장료가 무료다. 그래서 주말에 런던 시내를 배회하던 나는 마땅히 갈 곳이 생각나지 않으면 각종 박물관이나 갤러리로 향하곤 했다. 여러 시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전시물을 바라보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감상에 푹 빠졌다. 




세계 각국에서 가져온 전시물들을 보고 있노라면 두 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먼저 전 세계의 인류의 유산을 이렇게 편하게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된다. 이 많은 전시물들을 수집하고 분류하고 전시하는 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 하나는 영국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던 대영제국 시절 침략한 수많은 식민지로부터 보물을 약탈해와서 아직도 돌려주지 않고 자신의 나라에 전시한다는 것은 다소 씁쓸하다는 것이다. 




어쨌든 영국이 이런 식으로 인류의 유산을 보존하지 않았으면 아마도 도굴꾼이나 기타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 훼손되거나 멸실된 보물도 꽤 많았으리라. 그래서 관람객의 입장에서 느끼는 점은  이렇게 쾌적한 공간에서 인류의 보물들을 볼 수 있는 것은 행운이고 감사한 일이라는 것이다.


어느 나라나 관광지에서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는 비둘기들. 하지만 우리나라 닭둘기에 비해서 날씬한 편이다.

대영 박물관 내 가볍게 간식을 즐길 수 있는 카페


대영박물관의 각종 출판물을 보고 있는 관광객
람세스 2세의 흉상


람세스 2세는 이집트의 전성기를 이끈 위대한 파라오이다. 수많은 전투에서 승리하고 아부심벨 대신전을 만든 장본인이다 그리고 역사적인 근거는  논란이 있지만 모세가 유대인들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하는 출애굽기에서 모세를 쫓는 파라오로도 영화에서 자주 등장했다. 



아메노피스 3세 두상

 옆의 거대한 팔은 이 두상의 사라진 몸통에 붙어 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아메노피스 3세의 조각의 규모가 얼마나 거대할지 짐작이 간다. 그리고 두상의 턱수염이 사라진 것은 턱수염은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데 외국의 점령군이 이집트 왕의 권위를 부정하기 위해 잘라낸 것으로 추정된다.


영혼이 드나드는 샛문


고대 이집트인들은 사람이 죽고 난 후 몸이 없으면 영혼이 소멸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미라를 만들었는데 영혼이 미라가 된 몸을 떠나 한 번씩 돌아다닌다고 믿었다. 그래서 무덤에 영혼이 육신을 떠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샛문을 만들곤 했다. 더구나 미라는 부활을 위한 육신이기도 했다.


거대한 한 쌍의 라마수



라마수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에 속하는 아시리아 제국의 상상의 동물이다. 지혜를 상징하는 사람의 머리를 하고, 힘을 상징하는 황소나 사자의 몸통을 가지고 있으며, 민첩함을 상징하는 독수리의 날개를 하고 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왕실이나 도시의 입구에 거대한 조각으로 세워졌는데 왕실이나 도시의 수호자 역할을 한다. 


아시리아 제국의 수도 궁전 성문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상들


술과 쾌락의 신 디오니소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목이 잘렸다. 그리스를 점령한 오스만 투르크인들에 의해 목이 잘렸는데 그리스인들의 정기를 훼손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한다. 디오니소스가 무사한 것은 오스만튀르크인들도 술과 쾌락만은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일까?


위의 사진처럼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의 많은 조각상들이 대영 박물관으로 건너 와 있다.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 그리스를 점령한 시절 영국의 엘긴 백작이 처음에는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들을 그림으로 그려서 영국에서 모작을 만들 계획이었다. 그리스의 훌륭한 조각들로 영국의 예술인들에게 영감과 충격을 줄 심산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실제 아테네에서 시민들이 신축 건물을 지을 때 신전의 일부를 떼어가거나 아테네 시민들이 신전의 조각 일부를 떼어 관광객에게 팔곤 했다 한다. 이를 목격한 엘긴 백작은 인류의 유산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뿐만 아니라 벽면의 부조들도 떼어왔다. 



그 당시 그리스를 지배하던 오스만튀르크의 술탄에게서 허가증을 받았다고 엘긴 백작은 주장하나 여기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엘긴 백작에 대한 찬사와 비판이 공존하지만 어쨌든 그 덕분에 우리는 파르테논의 귀중한 보물들을 볼 수 있게 된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그리스보다 영국이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물들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상황이 되었고 그리스 정부는 이 조각들의 반환을 줄기차게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요청이 성사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이 대리석 조각들은 엘긴 마블스(Elgin Marbles)로도 불린다.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에서 옮겨 온 각종 조각과 부조들



네레이드 기념관


네레이드 기념관은 기원전 400년 경 리키아 인들이 군주인 아르비나스를 위하여 지은 기념관이자 무덤이다. 목이 없는 세 개의 조각은 바다의 신 네레우스의 딸 들인 바다의 요정 네레이드인데 사자가 사후의 세계로 가는 동안 호위를 한다고 한다. 



위 사진들은 박물관 입구에서 오른 편에 'Enlightenment(계몽)'이라는 전시관 사진인데 각종 조각과 도서들이 전시되어 있다.



남미의 고대 유적인 듯하다. 어린 학생들이 유물을 스케치하고 있다.

동남아의 불상
Gebelein man 이라고 불리는 고대 이집트 미라 - 모래 사막에서 고온에 의해 자연적으로 건조가 되며 미라가 되었다.



보물을 발견한 듯한 학생 표정이 재밌다.


800만 점 이상의 인류의 유물과 민속예술품을 전시하고 있는 대영박물관은 런던을 방문한다면 한 번 방문해 볼 만한 장소이다.




작가의 이전글 제1회 켈리스타 주최 한강 플로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