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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찾는 마음 Apr 25. 2022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중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공자가 쓴 논어의 한 구절인데 요즈음 많이 와닿는 구절이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때로는 마음에 드는 사람도 있고 마음에 안 드는 사람도 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은 왜 마음에 들까? 내 마음의 꼴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내 마음에 들어오니 마음에 드는 것이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가진 장점을 배우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마음에 들지 않지만 나에게 없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배우는 건 불편하다. 그래서 그 사람으로부터 뭔가를 배우기보다는 그 사람을 비난하고 운이 좋았지 하며 배움을 포기하기 쉽다. 배워야 한다는 필요성보다 그 사람에 대한 불쾌감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이다.  이는 그 사람에 대한 증오가 나를 발전시킬 가능성을 저버리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오히려 나와 비슷하지 않은 사고를 가진 사람에게서 배울 것이 훨씬 더 많지 않겠는가? 어떠한 인재풀이고 동종의 사람으로만 채워져 있다면 혁신이 나오기는 어렵다. 서로 다른 성향과 아이디어가 충돌하는 중에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가능성이 더 높지 않겠는가? 내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쥐어짜 내는 것보다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가져와서 내 것과 합친다면 훨씬 더 혁신적인 것이 탄생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창의성이란 세상에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 내기보다 이미 있던 것을 새롭게 합쳐 놓은 것이라 한다. 이미 웬만하건 다 발명되었는데 내가 도대체 뭘 새로 만들어낼 수 있어라는 한탄도 많이 들린다. 하지만 이것은 창의성에 대한 약간의 오해가 아닐까 싶다. 



                                                         스티브 잡스와 아이폰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를 생각하면 충분히 수긍이 가는 말이다. 혁신의 아이콘인 아이폰은 전화기와 MP3 플레이어와 디지털카메라와 컴퓨터의 결합이었다. 이미 존재하는 다양한 기기들을 사용자 친화적으로 아주 사용하기 쉽게 결합한 것이 아이폰이지 않은가? 그러나 누구도 아이폰의 창의성에 반박하지는 않는다.



 내 안의 아이디어와 나와는 결이 다른 타인의 아이디어가 만났을 때 나의 한계가 무너진다. 그리고 내 세계가 훨씬 더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내가 가진 편견으로 배움의 기회를 날려버리지 말아야겠다. 처음 들었을 때 거부감이 드는 아이디어나 우습게 느껴지는 아이디어일수록 한 번 더 생각해 봐야겠다. 평생을 배우려는 마음가짐으로 사는 나라면 더욱더 겸손한 마음으로 모든 사람에게 배우려 해야 한다.  



 겸손하지 않고 자신만 옳다는 마음은 많은 기회를 날려버린다. 구글의 품에 안착하여 천문학적인 액수를 매년 벌어들이고 있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삼성전자가 먼저 제안받았으나 코웃음 치며 거절했다는 사례는 유명하다. (아이러니한 것은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오픈 소스 조건으로 무료로 배포하여서 로열티를 못 받는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자사의 특허 기술을 안드로이드 체제가 사용하고 있다 주장하여 막대한 로열티를 벌어들이고 있다. 로열티는 대략 매년 2조 원 정도로 추산된다.)  그 당시 8명에 불과한 엔지니어에 의해 개발된 안드로이드 체제를 삼성은 우습게 봤던 것이다. 그 대가로 삼성전자는 해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1조 원이 넘는 로열티를 내고 있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포스터



 해리 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조앤 롤링은 처음 해리 포터의 원고를 12개의 출판사에 보냈는데 모두 퇴짜를 맞았다. 13번째의 출판사에 의해 겨우 출판되었다고 하는데 13번째 출판사의 사장은 자신의 8살짜리 딸의 강력한 추천으로 해리 포터를 출판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어른의 시각에서 해리 포터의 가치를 이해하기는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해리 포터는 원래 동화이니 어린이의 시각을 전적으로 기반하여 출판을 결정한 것은 탁월한 판단이었다. 일생일대의 기회를 날려버린 12개의 출판사를 보면 새로운 시각으로 무언가를 본다는 것이 인생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 시사한다. 이후 해리 포터 시리즈는 약 300조 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조앤 롤링과 출판사를 거부로 만든다.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



 세상에는 너무나 훌륭한 사람도 많고 내 생각과는 다른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넘쳐난다. 새로운 아이디어에 자극받고 그들로부터 배우는데 주저할 이유가 전혀 없다. 한평생 배우기에도 시간은 모자란 것이다. 내 좁은 소견으로 타인을 재단하며 이 사람에게 배울 필요가 있지만 저 사람은 배울 가치가 전혀 없어라는 건 너무나 어리석은 생각이다. 스스로의 발전 가능성을 제한하는 것이다. 


 '반면교사'라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의 부정적인 면에서도 나는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라는 배움을 얻을 수 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며 직간접적으로 만나는 모든 사람, 모든 생각들은 우리의 스승이 될 수 있다.

  

 문제는 내가 그들로부터 배우려는 겸손한 자세를 가지고 있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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