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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찾는 마음 Oct 18. 2022

잊혀진 자들의 전쟁 - 22. 백악관으로 2

나균은 쓰러져서 무기력하게 이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혜수와 다른 동료들을 돕고 싶었으나 손가락 하나 움직일 힘이 없었다.      



“켄지와 노무라의 복수다!”



제이콥 대통령으로 변장했던 한조가 외치며 케이트에게 달려들었지만 케이트는 라피에르를 뽑아 들고 이에 맞섰다. 


      

한조의 명에 따른 시노비들은 목숨을 걸고 복수를 감행했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빈스의 기관총이 오벌 오피스로 쏟아져 들어오는 시노비들을 쓸어버리고 있었고 제이슨과 혜수, 케이트, 아비가일, 룽게는 노련한 전투력으로 우세를 점하고 있었다. 


     

상황이 거의 마무리되려는 찰나 오벌 오피스의 천장이 날아갔다. 그리고 드레이크가 나타났다. 드레이크는 마치 신이 강림하듯 하늘에서부터 오벌 오피스로 천천히 내려왔다. 혜수가 창을 뽑아 드레이크에게 던졌으나 그는 손가락 하나로 가볍게 퉁겨내었다. 빈스의 기관총이 드레이크를 향해 불을 뿜었다. 드레이크는 한쪽 박쥐 날개로 자신을 감싸 총알을 막더니 한 손을 뻗어 빈스를 인력으로 끌어당겼다. 빈스는 드레이크의 손에 목이 잡히자 잠시 버둥거렸지만 이내 축 늘어졌다. 



제이슨이 드레이크에게 달려들었지만 드레이크의 몸에서 나온 촉수 2개에 몸이 꿰뚫렸다. 그러자 혜수가 장검으로 촉수를 끊어내었다. 하지만 드레이크는 혜수의 장검을 잡더니 두 손으로 단번에 부러뜨렸다. 그리고 드레이크의 촉수가 혜수의 어깨를 찢어놓았다. 또 한 번의 드레이크의 일격에 혜수의 몸은 땅바닥에 꽂히듯 내팽개쳐졌다. 아비가일과 룽게도 한꺼번에 공격했지만 드레이크의 촉수가 뻗어 나오자 속수무책이었다. 둘 다 큰 부상을 입고 쓰러졌다. 



 케이트는 생명력이 꺼져 가는 나균을 살리려 치유 에너지를 계속 주입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균의 생명력은 점점 꺼져 가고 있었다. 수리검을 뽑아내자니 나무뿌리처럼 뻗어 있는 칼끝이 나균의 가슴을 갈기갈기 찢을 터였다. 나균의 생명의 빛이 꺼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케이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나균은 드레이크의 압도적인 힘 앞에 무력하게 유린당하는 동료들을 보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에 대한 깊은 절망감 속으로 추락했다.      



그리고 잠시 의식이 어두워지더니 나균은 끝이 없는 우주 공간 속에 떠 있었다. 이전 엑스칼리버를 만났던 그 공간, 영점장이었다. 조금 전까지의 긴박한 상황과는 대조되는 절대적 평화의 세계.



그리고 나균 앞에 커다란 붉은 불덩이가 나타났다.      



“절대적인 힘을 원하는가? 세상을 다 덮을 만한.”     



나균의 머릿속으로 목소리가 들려왔다.     



“힘을 다오. 친구들이 죽어가고 있다. 힘을 원한다.”     



“네 모든 것을 나에게 주겠다고 약속해라. 그러면 힘을 주겠다.”    


 

나의 모든 것이 무엇인지 나균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잠시 후면 자신을 비롯한 동료들과 혜수 모두 죽임을 당할 것이다.      



“모든 것을 주겠다. 힘을 다오.”     



그 순간 빨간 불덩이는 핏빛 검이 되어 나타났다. 손잡이부터 칼날까지 핏빛으로 되어 있는 검인데 칼날이 기괴하게 구부러져 있었다. 칼은 금속이 아니라 마치 핏빛의 반투명 암석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보였다.      



칼은 나균의 손으로 천천히 다가와 손에 쥐어졌다. 그리고 나균은 다시 오벌 오피스에 칼을 쥔 채 누워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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