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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일 Jan 24. 2023

나는 어떻게 7년 동안 7권의 책을 쓸 수 있었는가?

또 다른 버킷리스트가 생겼다.

이틀 후 새벽 6시. 

양동일 선생님이 운영하는 하브루타 철학 학교의 ‘모닝 미라클 글쓰기만’ 강연이 있다. 매주 1회 새벽 글쓰기 습관을 통해 작가의 꿈을 만들어가는 모임이다. 양동일 선생님은 <생각 나무> 출판사의 대표이기도 하다.


작년 3월 25일 새벽 6시, ‘1년에 한 권 책 쓰기 어떻게 가능한가?’를 주제로 한 강연이 내 책 쓰기 첫 강의였다. 한 달가량 강의를 준비하면서, 5권의 책을 출간한 과정과 노하우를 총정리했다. 강의 목차는 이랬다

.     

책을 쓰면 좋은 점

책을 쓰게 된 과정

책 쓰기 도전을 위한 안내

나의 책 쓰기 전략 – 3색 초서 독서법

원고가 책이 되는 과정     


책을 쓴 후 바뀐 나의 인생, 투고와 섭외, 50번이 넘는 출판사 퇴짜, 초고와 퇴고, 교정 과정, 에디터와의 협동과 갈등 하나하나 되새기며 PPT에 담았다.   

   

원래 내 인생에 책 쓰기가 삶의 목표였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러다 하브루타 강연을 다니면서 어느 날 강의하는 말을 그대로 글로 옮기면 책이 되겠다 싶었다. 그렇게 21일 만에 후딱 첫 번째 책 <얘들아! 하브루타로 수업하자>의 초고가 나왔다. 출판사 만나는데, 초고를 쓴 기간보다 훨씬 긴 시간이 걸렸다. 20여 군데 퇴짜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한 권의 책을 더 출간 후, 우연히 나의 독서 습관이 18년 동안 500권을 쓴 정약용의 초서 독서법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다산의 책 쓰기 방법은 다음과 같았다.   

  

주제를 정한 후 관련 책을 여러 권 읽는다.

필요한 내용은 베껴 쓴다.

떠오르는 생각은 기록한다.

모아서 책으로 만든다.     


나의 책 쓰기 과정도 거의 같았다. 

    

주제를 정해 30~50권을 읽는다.

마음에 닿는 문장은 검정 펜으로 필사한다.

책에 인용하고 싶은 내용은 파란 펜으로 필사한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질문한다. 그리고 떠오르는 생각은 빨간 펜으로 적는다.

초고를 쓴다.  

   

내 독서 기록 방법이 정약용의 초서 독서법과 일치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마치 보물상자의 열쇠라도 얻은 듯한 기분이었다. 이후 같은 방법으로 3년간 세 권을 더 출간했다. 다음은 작년 3월 16일 미라클 모닝 강의 마지막 내용이다. 

    


오늘 여러분께 한 강의 내용이 그대로 글로 옮겨져 제6번째 책이 될 겁니다.    


  

정확히 8개월 지나 11월 말에 6번째 <책 쓰기, 버킷리스트에서 작가되기>가 나왔다. 그리고 닷새 전 처음으로 출판사 요청으로 쓰는 7번째 <10대를 위한 메타인지 학습 실천 노트>의 초고를 끝냈다.    

  

내가 7년 동안 7권의 책을 쓴 비결은 다음 두 가지이다.     


첫째, 말을 글로 옮긴다. 하브루타도 그랬고, 책 쓰기도 그랬다. 강의를 먼저 했고, 책은 나중이었다. 강의한 내용이 그대로 원고가 되었다. 원고를 쓰기 위해 더 많이 공부했고, 더 많이 실천했다.


둘째, 주제를 정한 후, 삼색 초서 독서법으로 읽는다. 마음에 닿는 문장은 검정 펜, 인용할 내용은 파란 펜, 떠오르는 생각은 빨간 펜으로 적는다. 그리고 필사 때마다 문장 앞에 ‘질문’, ‘메타인지’, ‘기억법’ 같은 키워드를 쓴다. 30~50권 정도 읽으면 목차가 저절로 떠 오른다. 그러면 키워드를 찾아가면서 쓴다. 그동안의 독서 기록이 다시 책이 된다.     


요즘 에세이 작가로부터 글쓰기를 배우고 있다. 이제껏 세상의 지식을 연결하는 책을 썼지만, 이제 나를 보는 글을 쓰고 싶어서이다. 내 삶과 이제껏 찍은 사진을 모아 포토에세이를 출간하는 또 다른 버킷리스트가 생겼다. 나의 책 쓰기가 언제 끝날지는 모른다. 처음부터 목표가 아니었으므로, 살아가는 과정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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