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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일 Jan 12. 2023

나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목표는 없어도 하고 싶은 일은 있어야 한다.

다음은 tvN <일로 만난 사이에서> 유재석과 한혜진의 대화이다.     

유재석 “혜진아 넌 꿈이 뭐니?”

한혜진 “전 꿈이 없어요”

유재석 “나랑 비슷하구나. 나도 꿈이 없는데”

한혜진 “제가 제일 싫어하는 질문 두 가지가 앞으로의 계획이랑 꿈이 뭐냐는 거”

유재석 “야~ 진짜 나도 계획 없이 살거든. 나는 지금까지 계획한 게 없어요”

한혜진 “저도 그래요. 계획해서 풀린 적도 없고”

유재석 “너는 그래서 계획 안 하는구나. 실망하지 않으려고” 

    

요즘 꿈마저 강요당하는 시대라고 한다.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진로에 맞는 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고민해도 진로를 못 정하는 수가 있으며, 중간에 바뀔 수도 있다. 막상 진로는 정했는데 원하는 대학에 못 갈 수도 있다.


하지만 목표는 없어도 하고 싶은 일은 있어야 한다. 만약 하고 싶은 일이 없다면 오늘 할 일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일에 정성을 다하다 보면 이미 뭔가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 심지어 유재석이나 한혜진처럼 누군가의 목표가 되어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지금 나의 목표는 무엇인가? 솔직히 교사가 된 후 뚜렷한 목표가 생각나지 않는다. 목표라는 단어가 안 맞을 수도 있지만 굳이 표현하면 지금 하는 일을 잘하는 것이다. ‘부끄럽지 않은 수업’, ‘미안하지 않은 삶’ 같은. 

그렇게 살다 보니 어쩌다 몇 권의 책을 썼고, 수백 번의 강연을 했고, 브런치 작가가 되었고, 찍은 사진이 교과서에 실렸다. 모두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내가 간절히 바란 일도 아니었다. 그런데 그리 힘들지 않았고, 심지어 푹 빠져 행복할 때도 많았다. 모두 배우는 시간이었고, 나누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나는 목표가 없다. 

그런데 하고 싶은 일은 있고, 

당장 해야 할 일도 있다. 

나에게 목표는 종착지가 아니라 가는 과정이다.

애초에 종착지를 정해놓지 않았기에 실패도 없다.

나와 안맞아서 그만 두는 것이고, 그동안 한 것은 그냥 경험이다.


'무엇이 되느냐?' 가 아닌 '어떻게 사느냐?' 가 목표일 수도 있다.

오늘이 모여 인생이 되기 때문이다.

오늘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나는 그 일에 정성을 다하고 있는가?    

 

‘아직 나의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라는 확언으로 매일을 시작한다. 전성기가 어떤 도달 지점을 의미하지 않는다. 배우고, 나누면서 삶의 지경을 넓혀 나갈 것이다. 전성기는 그런 태도와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나의 미래에 설렌다.


차마고도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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