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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일 Feb 02. 2023

또 다른 나의 자유가 시작되었다.

독서모임 '라하하' 출발하다.

한 명, 두 명, 세 명 …… 열한 명

우와! 열한 명이다.     


오늘은 내가 처음으로 ‘이끔이’가 된 독서 모임 ‘라하하’ 첫날이다. 생각보다 훨씬 많이 왔다. 라하하는 ‘라파의 하루에서 하브루타’를 줄인 말이다. 라파의 하루는 ‘치유하다’는 의미의 모임 장소인 비건 카페이다. 첫 책은 갈매기 조나단의 완벽한 자유를 향한 여정을 그린 <갈매기의 꿈>이다. 진진가 게임으로 서로를 소개 후, 각자가 만든 질문을 소개했다.     


나에게 자유는 무엇인가?

살면서 완벽이란 무엇인가?

과연 조나단은 꿈을 이뤘을까?

꿈을 이룬 다음 단계는 뭘까?

조나단이 알고 싶은 것처럼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먹고 사는 것과 꿈을 찾는 것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할까?

내가 조나단처럼 살면서 열정적으로 노력한 것은 무엇일까?

내 아이가 조나단처럼 행동하면 나는 지지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조나단처럼 꿈이 생길까?

언제까지 꿈을 꾸며 살 수 있을까?

높이 날기를 두려워하는 이유가 있다면?

높이 날고 멀리 보아야만 자유로운가?

나의 한계는 어디일까?

타인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던 적은?

삶의 열쇠를 찾았을까?

나의 내면에 사는 진짜 조나단은 잘 지내고 있는가?

중년의 나에게 높이 날아오른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가장 높이 날고 싶었을 때는 언제였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한 경험은?

내가 느끼고 싶은 자유는?

작가의 메시지는 무엇인가?  

   

짝과 일대일 하브루타를 했다. 각자가 만든 질문으로 생각을 나눈다. 순간 라파는 유대인 도서관 ‘예시바’로 변한다. 시끌 벅적해지고, 여기저기 웃음소리가 터진다. 손짓, 발짓을 동원하고 목소리를 높인다. 시끄럽지만 상대에게 집중은 더 잘된다.

    

손목을 턱에 고인 채 진지하게 말하고, 다른 한 명은 같은 표정으로 듣는다.

손을 가슴으로 올리며 자기 말에 집중하고, 다른 한 명은 그 말을 공책에 적는다.

볼펜을 손가락에 끼운 채 열심히 말하고, 다른 한 명은 눈을 뚫어져라 본다.

몸을 뒤로 기울인 채 상대 눈을 응시하고, 다른 한 명은 고개를 약간 숙여 고개를 끄덕인다.

팔꿈치를 탁자에 올리고 상대를 응시하고, 다른 한 명은 미소를 띤 채 말한다.    

 

하브루타에서 한 이야기를 전체와 나누고, 각자 와 닿는 문장을 말한다. 문장에 자기 생각을 더 하면서 글을 마음에 새긴다. 이번 달에만 세 번 읽은 <갈매기의 꿈>이지만, 볼 때마다 새롭다. 책에서 얻은 각자의 메시지를 4~5글자로 표현했다. 신기하게 두 명씩 묶으니 말이 된다.     


이성일 뭘 배우지?

김수경 다해보자     


김영주 나의 삶은?

이상은 내가 결정해     


양영미 나도 조나단

박해경 포기란 없다     


박규찬 까르페디엠(오늘을 즐기라)

김정애 삶의 자유를     


김지원 하고 싶은 일?

황선희 설레는 일만

신광순 내면의 소리     


마지막으로 ‘나에게 비행은 무엇인가?’를 돌아가면서 발표하고, 서로를 응원했다.     


이성일 플랫폼 만들기(오늘 1일)

김영주 어른 김장하처럼 베풀며 살기

이상은 선한 영향력

신광순 갱년기 극복

김정애 어른 하브루타 강의 성공하기

양영미 하브루타 알아가기

황선희 책 읽기

박규찬 아무것도 안 하는 것(완벽한 자유, 무애[無碍])

박해경 배운 것 잘 전달하기

김지원 찾아보기

김수경 이것저것 다해보기     


학교 수업에서 하브루타를 한 지 7년이 지났다. 삶에서 실천하지 못한 점이 늘 짐이었다. 오늘에야 삶에서 하브루타를 했다. 모두가 학생이 된 모양으로 열심히 토론했다. 끝난 지 세 시간이 지났지만, 도파민이 가라앉지를 않는다.


질문하라고 하면 아무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하브루타를 하면 누구나 질문하고 생각한다. 질문은 본질을 묻는 것이고, 배움의 시작이다. 몰라서가 아니라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 질문한다. 유대인이 말한 물고기 잡는 방법이 바로 질문인 것이다.


이것으로 나의 새로운 버킷리스트가 출발했다. 플랫폼을 만들어 책 읽기, 하브루타, 메타인지, 책 쓰기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가 가진 지식을 꾸준히 알릴 생각이다. 그리고, 모임을 통해 서로가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하베르가 되는 것이다.      


조나단은 배운 것을 전하기 위해 살던 곳으로 가려고 한다. 이를 아쉬워하는 스승 설리번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수련하는 게 무엇입니까? 우리의 우정이 공간과 시간 따위에 좌우된다면, 우리가 마침내 시공을 초월할 때 형제애는 없어져 버렸을 겁니다! 하지만 공간을 초월하면 ‘이곳’만 남습니다. 시간을 초월하면 ‘지금’만 남지요."


하브루타 두 시간 동안 나는 온전히 ‘지금’, ‘여기’에 존재했다. ‘라하하’가 또 다른 나의 자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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