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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일 Dec 23. 2023

행복은 좋은 시간이 아니라 힘든 시간이 결정한다

스스로 빛나는 별이 되어야 한다

산악회에서 모처럼 0리 누님을 만났다. 

보자마자 대뜸


"지티, 너 얼굴 왜 이렇게 좋아졌어. 인물이 달라졌네"


몸무게는 항상 그대로인데 모처럼 만나면 늘 듣는 이야기가 "더 말랐네"라는 말이었다. 

마른 사람에게 그 말은 살찐 사람에게 살쪘다는 말만큼이나 스트레스였다.

그런데 요즘은 만나는 사람마다 얼굴 좋아졌다는 말을 듣는다.

나에겐 가장 기분 좋은 이야기다. 

표정과 안색은 그 사람의 마음 상태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평안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이 어느 날 닥쳤다.

만약 나에게 이런 상황을 선택하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주어졌다.

상황은 내가 선택하지 않아도 그 상황에서 태도는 내가 선택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안을 선택했다.


그리고 몇 가지를 행동에 옮겼다.


첫째, 몸으로 마음을 다스렸다. 마음이 내려앉을 때마다 달리고, 또 달렸다. 먹고 자는 것만큼 매일 운동시간을 꼭 확보했다.


둘째,먹고 자는데 마음을 다했다. 삼시세끼 영양 생각해서 골고루 많이 먹었다. 잠은 약의 힘을 빌리긴 했으나, 규칙적으로 잤다.


셋째, 새로운 관계를 만들었다. 산악회에 나가서 주말마다 등산하면서 사람들과 친해졌다. 가치읽다와 라하하 독서모임은 지금 내 인간관계의 핵심이 되었을만큼 소중하다. 글로성장연구소의 연구원이 되어서 매일 한 편의 글을 쓰고, 사진 강좌도 개설했다.


넷째, 친구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했다. 부르면 무조건 나갔고, 내가 별도의 만남을 수시로 만들었다. 친구들도 내가 부르면 그냥 온다. 그리고 단톡방을 만들어 매일 대화하며 일상을 공유했다. 그 친구들과 방학 때 특별한 모임을 갖기로 했다.


얼마 전 그 단톡방에 한 친구가 이렇게 물었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행복해

하는 일에 보람과 만족을 느끼고 있고

나를 존중해주는 사람이 많아.

그리고 미래에 대한 자신이 있어.


서울 큰 교회의 권사인 친구는 이렇게 답했다.


ㅇㅁ

이게 뭔줄 알지 ㅎㅎ


당연히 안다. 그리곤 친구들과 행복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행복은 좋은 순간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힘든 순간이 결정한다고 믿게 되었다. 

좋은 순간은 누구나 행복하다. 

힘든 상황이 닥치면

바꿀 수 있는 일과 바꿀 수 없는 일을 정해야 한다. 

바꿀 수 없는 일은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고

견딜 시간은 충분히 견딜 수 있어야 한다.


고난이 누군가에게는 위기가 되고 절망이 된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고 도전이 된다.


행복은 좋은 시간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힘든 시간이 결정한다.


오늘 누군가와 많은 대화를 했다. 

그녀는 힘든 상황에서 두 아이를 옆에두고 팔목에 칼을 댈만큼 힘들었다.

술로 시간을 보내고, 분노조절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그 시간을 견뎠고 지금은 누구보다 당당하고 자신감있게 산다. 

대화만으로도 행복이 느껴질만큼...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만약 그런 일이 없었다면 지금쯤 불행하지 않을 만큼은 살 수 있었겠지만 

지금처럼 행복하지도 않았을거에요.


저녁 식사 후에 동네 산책을 했다. 

달이 밝은 데 유난히 별도 초롱인다.

사실 달 밝은 날은 별을 많이 보기 힘들다.

별은 어두워야 많이 보이니까.

어두울 때 빛나는 존재가 별말고도 많을 것이다.

주변과 상관없이 자신의 빛을 잃지 않아야 한다.

스스로 밝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


오늘 대화를 나눈 그녀도 이제 별이 되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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