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1년 전 즈음부터, 한 달에 두 번 정도, 친구들과 저녁을 함께하기 시작했다.
회사 이야기부터 연애 이야기까지 각자 한 주간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쏟고 나면 항상 다 같이 되뇌는 말이 있다
아... 내일도 주말이면 좋겠다
얼마 전까지 나는 소위 말하는 K-직장인이라면 모두 이런 마음을 갖는 게 당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집에 돌아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이 제공해 주는 영상을 재생시킨 후 집안일을 시작했다.
설거지를 하다 문득, 유튜브에서 흘러나오던 한 문장이 내 귀에 꽂혔다.
시간이라는 것에 사건이 없으면 무에 가깝다. 시간은 계속 흘러간다
평소와 같았으면 별생각 없이 지나쳤을 문장인데, 그날 잠에 들기 전까지 해당 문장은 계속 내 머릿속을 맴돌았고 나 스스로에게 끝없는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과연 나의 시간에는 사건이라는 것이 있을까? 내가 과연 과거의 내가 생각하던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대답을 할 자신이 없었다. 피하고 싶었다. 나 스스로 그에 대한 답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몇 주 이상의 시간을 고민한 끝에 나는 퇴사를 결심했다.
앞으로 적게 될 총 5부작의 이야기는 퇴사를 가운데 기점으로 하여 과거의 나에 대한 회고부터 미래의 나에 대한 다짐에 대한 글이다.
- 1. 내가 되고자 한 개발자
- 2. 내가 퇴사하는 이유
- 3. 나
- 4. 하고 싶은 직업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 5. 이를 이루기 위해 나아갈 청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