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목록 만들기

by 낮별

K-Mooc에 흥미로워 보이는 심리학 강좌가 있길래 요즘 짬짬이 듣고 있다. 책상에 앉아 필기하며 각 잡고 듣는 것이 아니다 보니 심리학 이론 부분을 설명할 때는 아, 그런 게 있구나 듣고 넘겨버리고 교수님이 여담으로 전해주는 이야기들이 귀에 더 쏙쏙 와서 박히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런 얘기 중 하나이다.


행복목록을 만들어보라고 하셨다.

행복감을 느끼는 순간 세 가지를 아주 구체적으로 써보도록 한다.


나의 행복목록


1. 아침 일찍 일어나 조용한 음악을 틀어놓고 남편과 함께 보이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2. 우리 네 식구가 모두 모여 가벼운 반주를 곁들여 맛있는 식사를 하는 시간

3. 청소가 깨끗하게 된 집에서 혼자 책 읽는 시간


이렇게 행복목록을 작성하고 나서 그다음 주에 이것을 꼭 실천해 본다.


실천은 어렵지 않다. 1번과 3번은 거의 매일 하고 있는 일이고 다만 2번은 자취하는 큰 아이가 집에 오는 날에 가능하다.


이렇게 써둔 행복목록을 보며, 나의 행복은 참 별거 아닌 것에서 오는구나 싶었다. 어디 멀리 외국여행을 가야 하는 것도 아니고, 비싼 물건에서 오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성취에서 오는 것도 아니다.


써둔 목록이 어느 정도 생활화가 되었다 생각할 때 또 다른 행복목록을 추가하는 것이다.


4. 4km 달리기 완주하고 땀에 흠뻑 젖는 순간

5. 어떤 글이든 한 꼭지라도 완성한 순간

6. 체중계 숫자가 어제보다 내려갔을 때


이런 식으로 행복한 순간을 일상에서 늘려보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나는 대체로 행복한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다.


행복은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이렇게 구체적으로 느껴지는 감정이라는 것,

계량적으로 늘릴 수 있는 감정이라는 것이 새로운 접근이었다.


남편과 행복목록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 부부의 행복목록에는 아이들이 우선순위로 들어가는 걸 깨달았는데,

"아이들의 행복목록의 우선순위에는 우리가 있을까?" 자문했다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없지, 그게 당연한 거야."라고 결론 내렸다.


남편이 그랬다. "우리 젊었을 때 생각해 봐라. 우리도 안 그랬잖아."


그 순간, 돌아가신 네 분 부모님께 죄책감이 인정사정없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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