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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캔 Nov 02. 2022

감성을 보도하는 한국. 사실을 보도하는 일본

내가 만난 일본

일본에서 <맨션 밀실 살인사건>이 있었어.

한국으로 치면, 5층짜리 복도식 아파트에서 살인 사건이 난 거야.

왜 밀실이냐면, 수상한 외부인이 들어가는 흔적을 CCTV나 다른 목격자 진술에서 확보를 못 했어.

여자가 죽었어.

토막 난 여자의 시체가 검은 봉지에 담겨서 그 주변 곳곳에서 발견됐어.

일본 경찰은 범인을 특정 못했지.


맨션 주민을 상대로 어떤 기자가 인터뷰를 했어.

나도 TV로 그 뉴스를 보고 있었어.

죽은 여자의 옆집 남자를 인터뷰했는데, 아무도 뭐라고 안 했는데, 그 남자가 스스로 이런 말을 했어.


"날 범인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웃으면서 말하는데, 정말 뜬금없었지. 저 놈이 범인이겠다. 난 생각했어. 일본 경찰도 그렇게 생각했고, 결국 그놈이 범인이 맞았어. 자신을 앞에 두고, 범인을 찾지 못하는 게 우습고, 재밌고, 답답해서 그런 말을 했다고 해.


남자는 범죄 이력이 없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어.

게임 중독자였는데, 사람을 죽여보고 싶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해.

옆집 여자가 집에 들어와서 현관에서 잠깐 머무는 그 찰나의 순간에, 바로 문을 안 잠그는 걸 이용해서 자기 집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들어갔다고 해.


편의점 알바가 목격한 게 있어.

그 남자가 검은 봉지를 들고 편의점에 왔는데, 계산하기 위해 카운터에 올려놨다는 거야. 근데. 핏물이 샜대. 남자는 생선 토막이라고 했다는 거야. 봉지에 담아서 시체를 여기저기 버리고 있었던 거지.




일본 뉴스는 범인 얼굴을 공개해.

얼굴 공개 못하게 인권 타령하는 시민단체 없어.

범죄자 인권타령하며, 얼굴 공개 못하게 해야 한다는 정치인도 없지.


범인이 어디 사는 누구고, 이런 일을 했다. 범인에 대한 정보는 과거부터 어쩌고 저쩌고 세세하게 보도해.

왜 범인이 이런 범행을 저질렀나 탐구하는 거지. 반면, 피해자의 정보는 많이 드러나지 않아.


일본이 추리, 스릴러 드라마가 많은데. 많을 만하더라.

뉴스를 보면, 원인과 결과. 과정과 결과. 육하원칙. 이게 딱딱 퍼즐이 맞게 보도해.


물론, 일본 뉴스도 일본 정부가 감추고 싶어 하는 그런 내용은 보도 안 하겠지.

일단, 이 사건만 보자 이거야.




여자라서 죽었다. 이런 감성팔이 없어.

범인이 일본 남자라고, 일남 혐오 타령 없어.

일단, 인권단체, 시민단체가 설치지 않아.

범인이 게임중독자라고, 게임 검열해야 한다는 사회주의식 발상 없어.




여러 패널들이 나와서 토론하는 방식이면, 패널들의 의견, 감성이 섞일 수 있으나,

단독으로 하는 뉴스 진행하는 아나운서의 말에 감성이 없어.


못 다 이룬 꿈.

하늘도 울고 있습니다.-----이런 식의 감정 보도가 없어.


뉴스가 객관적이어야 하는데,

한국 뉴스는 왜 이렇게 감성적이야.

뉴스가 시청자에게 슬픔을 강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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