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는 묶여 있다

바른 것에 묶여 있기를..

by 류하해

묶인 자에게 자유를..


23년 5월 5일 어린이날 비가 내렸다.

아버지는 입하가 내일인데 봄비가 맞니라고 물어보셨다.

여름으로 아직 안 들어갔으니 지금 비는 봄비가 아닌가요 나는 대답했다.


4년 전 사촌 동생 둘째가 먼저 시집을 갔을 때 식장에서 첫째 동생을 보았다. 자기 동생 결혼식이라 일본에서 온 것이었다. 나는 안부 인사와 더불어 짧게 물었다.

"행복하니?"

그녀의 대답은 "응"이었다

"그래.. 그러면 됐다"

그렇게 안부를 건네었었던 첫째가 오늘 결혼을 한다.

한국에서의 결혼식은 가족과 친지를 초대해 피로연을 여는 것 일주일 후 일본에서 본식이 있다. 뷔페음식 참 오랜만이다.


비는 오지만 우리 가족은 식장 아니 피로연장으로 향했다. 삼촌이 그래도 안내 데스크에 사람이 앉아 있어야 한다고 나보고 좀 빨리 내려오라 했다. 아침 일찍 출발했는데.. 황금연휴이고 많이 막히는 곳이라 조금 일찍 출발해야 해서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 또한 부탁을 받은 게 아니라 거의 반강제 암묵적인 말씀이어서...


형제들이 자매들이 새로운 형제와 자매를 초대해 우린 가족이 된다. 피로 엮긴 가족이 된다.

피. 피는 물보다 진하다 한다. 하지만 물보다 진해서 그런가, 다툼이 생기면 어떤 집단보다 무섭게 돌변한다. 그리고 가끔 더 피로감을 느낀다(왜? 가족은 피로 묶여있으니..).

우리나라는 특히 예부터 서로 피로 묶여 있었다. 할머니 어머니 이모 고모 할아버지의 할머니들이 시집을 오고 가셔서 가족이 되었고 우리가 나왔다. 우린 모두 생명이란 피로 엮긴 가족이기 때문이다.


동생은 지금 일본에서 일을 하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 때쯤 국가에서 외국 대학으로 유학을 보내주는 장학생을 뽑았고 장학생으로 발탁되어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대학교와 대학원을 일본에서 졸업을 하고 일본의 화학 대기업 연구원으로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다. 자세한 이야기를 못 들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한국으로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았던 것 같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가 아닌 타국을 선택했다는 것은 우리나라보다 타국이 더 살기 편하기 때문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사회가 아직 미성숙한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그렇다 우리나라 장학금을 받았으면 우리나라에서 역량을 발휘해야 하지 않는가?라고 그 사람의 사정도 모르고 쓴소리 해대려고 눈에 쌍심지를 키우는 사람 그 한 사람인 나를 보게 된다-하긴 외국에 오래 산 사람들은 한국 생활을 그리워하다가도 고국의 따뜻함을 느끼기 전에 가족과 친지들 주변의 관심을 부담과 간섭으로 무언지 모를 답답함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도 좀 그랬나? 외국 생활에서 얻은 자신감이 사라지는 기간은 1년이면 충분했으니. 동생은 한국 생활이 용기가 나지 않고 답답하고 무서웠는지 모른다. 그리고 첫째라서 더 그랬을 수 있다.


혈연, 학연, 지연(동향)에 대해 따지는 문화는 어디나 있을 것이다. 그것이 근대와 현대를 거쳐 지금까지 내려온다. 과거 많은 혈연 학연 지연(동향)으로 묶인 많은 사람들은 같이 연대해서 많은 사회적 역사적 문제를 해결했다. 그 효과가 우리에게도 컸기에 지금까지 내편을 따지는 관행들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도 그 효과가 유효할까? 오히려 역효과가 더 생기는 것 같지는 않은가? 사회는 크게 변화하고 있는데!


생명인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있는 여건이 사라지고 육아도 즐거움이 아닌 1등 엄마 아빠가 되어야 하느니.. 잘 키우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 등 무슨 육아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우리를 몰아간다. 노동력은 줄어들고 있고 그 노동력을 채우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가 들어온다. 외국인들은 그들의 피로 묶여 한국의 부 해외 유출이니 종교니 한국에 적응할 때 많은 갈등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가족은 소분화 되고 4촌들은 서로 얼굴을 모르는 경우가 있고 6촌들은 서로 얼굴을 모르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 된다.

그런 사회에 사람들은 서로 자기의 이득에 초점을 맞춘다.

법이란 제도는 사회를 못 따라가고 사회는 사람들을 못 따라간다. 법이 소원해지고 탈법, 법의 사각지대(무법지대)가 생긴다. 사회는 더욱 암울해져 가고 법 적용이 힘든 사각지대에서 조용히 사라지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 우리나라는 피로사회가 되어 간다. 아직 피로 묶여 있어서.


처와 가끔 시골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처는 시골에서 살지 않겠다 한다. 자기 고향 시골에서도 말이다. 간섭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는 곳에선 살기 싫다 한다.

왜 그럴까? 다 같은 사람들이 사는 곳인데. 어쩜 우리 모두 겉과 속이 다른 삶에 묶여 있어서 일지 모른다. 피로 묶인지 피로로 묶인지 추구하는 각자의 이상에 묶여있는지?


귀농에 생각에 묶여 있어 정보를 수집하다가 귀농 귀촌의 실패를 이야기 한 유튜브 동영상들을 본다. 귀농 귀촌을 위해 건축할 집을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들, 생계가 될 작물을 가지고 , 관련 제도와 땅 그리고 지원책을 가지고 장난치는 지자체와 관련 공무원과 주변 사람들 그리고 자기 마을로 들어오는 것을 반기지 않는 마을 사람들.

사람들은 서로 각각 다르지만 같은 불신과 증오 피로와 불편이란 감정을 느낀다. 다 같은 사람들, 같은 피가 흐르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어느 연구원이었던 공무원(주한네덜란드 대사관 농무관)이 네덜란드 농업과 우리나라 농업을 비교한 강의 유튜브 동영상이 있었다. 우리나라 농업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첫 번째 토지가 일정 규모로 정비되지 않았다는 것, 두 번째 민간 관 연구소가 협력하지 않는다 것(민간-기업, 관-행정부, 연구-국가연구소, 대학연구소), 세 번째 부패지수가 높다는 것, 네 번째 정책의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었다.


자기 땅만 생각하는 아전인수 내로남불로 땅의 규모를 키울 수 없다. 자동화 기술을 접목하려면 어느 정도의 규모가 있어야 생산성이 나오고 효율이 나오고 가격 경쟁력이 생긴다 하지만 모든 게 묶여있다.

민간과 연구기관 정책기관이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다. 서로 농업 발전을 위해 일을 한다고 하지만 민간은 돈 벌기에, 연구 기간은 예산 확보와 지출에, 정책기관은 면피에만 묶여 있어 발등에 불이 떨어지기 전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한다.

정책 자금은 눈먼 돈, 주인 없는 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것으로 돈 벌어먹고 있는 사람들. 그들의 도덕적 해이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부러움, 불신, 증오, 절망등 부패가 만든 많은 상처들, 서로 얽히고설켜 단단히 묶여 있다. 이런 상황에 일관된 정책이 나온다면 그건 기적이다.


에너지 전쟁, 반도체 전쟁, 자원 전쟁, 전쟁이라고 말하는 것의 핵심엔 먹고살기가 있다. 우위와 자만으로 전에 일본이 자국 문화를 무기로 우리나라를 쳐들어 오는 전쟁을 시작한 적이 있었다. 우리도 그 전쟁에서 질 줄 알았지만 결과는 지금의 K라는 상수가 붙는 문화 강국이 되어있다. 여기서 만약 일본이 아니라 미국이었다면? 자국의 문화를 미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 생각하고 자기 문화에 위압감을 느낀다면 어쩜 우리 대한민국에 선전포고나 경제적 제재나 전쟁 또는 자기 반대 세력 제거 작전 같은 영화에서 나올 법한 일을 가하지 말라는 법이 없는 것 같다.


요즘 식량 안보 안보 떠들어 댄다. 4차 산업 혁명 기술로 농업을 선두해 나가자 하는데 제반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는 이상 농업의 발전은 없다. 식량문제가 지금은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세계적인 환경문제, 국제적 경제 문제등이 발생했을 때 우리나라의 안전은 크게 위협받을 것이다.

제발.. 식량 문제로 먹고사는 문제로 고통받거나 위기에 몰리거나 죽거나 하는 세상이 안 왔으면 좋겠는데 ..

먹고 살기.우리가 가장크게 묵여있는 것 의식주.


때론 버겁고 걱정되고 무섭고 설명할 수 없는 삶이 내게 묶여 있는 것인지 아님 내가 그것에 묶여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위의 내용으로 지금 묶여 있다.


이 묶인 생각에서 언제쯤 벗어날지.. 그게 언제가 될지.

괜찮다. 죽으면 다 끝나는데... 어쩜 글을 쓰려는 마음도 쓰고 있는 행위도 내가 어디인가 묶여있기 때문이리라!


그래 사는 동안 삶에 묶여있어야 한다. 단 허망한 것에 묶여있지 말고 바른 것에 묶여있기를......

기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게 최선인 것 같다. 또한 묶인 자에게 자유를...

당신은 지금 어디에 묶여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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