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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하해 Jan 22. 2024

호락호락

하지 않으니

언제부터 일까? 내 안의 목소리가 말을 하지 않았다.

시도 써지지 않고 글도 잘 써지지 않았다.

쓰고 싶은 것도 잘 떠오르지 않았다.

슬럼프인가? 일이 많아서일까? 피곤해서일까?  

뭔가 잘못된 것 같았다.


최근에 읽은 책은 글쓰기에 관한 책들이었다.


“목적이 있는 글쓰기가 되어야 한다”라는. 대목에서 책은 넘어가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책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읽고 싶은 책은 또 계속 생겼지만, 자꾸 쌓여 가는 책들을 그저 넋 놓고 바라볼 수가 없었다. 잘 읽지도 못하는데 또 뭘 사보려고?


“딱 맞는 책은 없다. 읽다가 책이 않 읽히면 읽고 싶은 책을 먼저 읽으면 된다. 그리고 읽다가 놓았던 책이 다시 눈에 들어오면 다시 읽으면 된다”라고 이야기한 작가님의 이 떠올랐지만 요즘 난 그럴 수가 없었다.


목적.. 그 목적이라는 문제에서 허우적 되고 있는 것 같다.


대상이 있어야 하고 그 대상에게 전하고 싶은 말 아니면 그 대상이 관심을 갖게 하는 글이 좋은 글이다.


“난 어쩜 쓰레기만 써 내려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난 고민에 빠졌다.

 "내 글쓰기의 목적이 무엇이었지?" 

뚜렷한 답이 보이지 않았다.

난 쓰고 싶을 때, 목소리가 나올 때 그것을 받아 적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난 무엇을 위해서 누구를 위해서 글을 쓰지?

2주일까 아니면 3주 동안 글이 잘 써지지 않았다.

내가 처음 글을 쓸 때의 감정이? 내가 브런치에서 하고 싶었던 일이 무엇이었지?


난 나를 위해서 글을 쓰고 있었구나. 순간과 감정과 느낌을 적고 싶다는 나만의 글쓰기의 목적을 잊고 있었구나.


나 자신을 용서하지 않거나 채찍질하거나 자기 자신을 비난하거나 혐오에 빠지거나 했을 땐 오히려 목소리는 숨어 버리고 글은 잘 써지지 않는군!


아 그렇구나

나를 사랑해야 되는구나

나를 용서해야 되는구나


구독해 주시는 작가님들을 너무 의식해서일까?

미안해서일까? 잘해보려는 욕심 때문 일까?

글쓰기 책만 4권 내리읽어서일까?


나 자신이 참 초라해 보이고 자격지심이 생긴다.


“뭘 계속하려고 그래...”


내 안 깊숙이 넣어 두었던 그 자기를 미워하는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와 나를 정죄하고 욕심이 너무 지나친 거 아니야라고 나를 보며 비웃고 있다.


“야 그만해라... 너 말 듣고 너 말 믿고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한 줄 알아?”


내 안의 그놈과 한바탕 싸우는 시간이 계속될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이 우선이 되어야 할까요? 할 수 있는 일이 우선 되어야 할까요?


할 수 있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고...... 그 할 수 있는 일이 하고 싶은 일이 해야 할 일이 된다면 참 베스트일 것 같습니다만...

삶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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