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마음 대신 해결 능력을 증명하라
“비영리기관에서 일하셨는데, 우리 회사의 이익과 사회적 가치가 충돌할 때 어떻게 하실 건가요?”
기업 사회공헌직 면접에서 반드시 나오는 이 질문은 지원자가 활동가에 머물러 있는지, 아니면 전략가가 될 준비가 되었는지를 확인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이다. 사회공헌은 단순히 좋은 일을 하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NGO에서 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려는 동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있다. 면접관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착한 마음을 가졌는지, 얼마나 현장의 아픔에 공감하는지를 최우선으로 어필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이 사회복지 전문가를 채용하는 이유는 단순히 착한 사람을 뽑기 위해서가 아니다. 복잡한 사회 문제를 기업의 자원과 연결해 풀 수 있는 현장 해결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면접관의 머리를 끄덕이게 했던 나의 필살기는 공감력이 아니라 NGO 시절 몸으로 겪었던 자원 조달의 긴박함과 현장 장악력이었다.
NGO 시절 예산이 부족해 발을 동동 구르며 후원처를 찾아다니고 까다로운 민원인들을 설득해 사업을 관철했던 경험은 기업에서 볼 때 훌륭한 영업력이자 협상력이다. "저는 소외계층을 돕는 보람을 느낍니다"라는 말은 면접에서 큰 힘이 없다. 대신 "한정된 예산 안에서 10개의 유관 기관을 설득해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사업 효율을 30% 높인 경험이 있습니다"라고 말해야 한다. 기업은 바로 그 어떻게든 해내는 힘을 원한다.
기업은 사회공헌 사업을 할 때 리스크를 가장 두려워한다. 이때 NGO 출신의 현장 감각은 최고의 무기이자 방패가 된다. 실제로 기업 재단에서 어린이 체육대회를 개최할 때의 일이다. 당시 상사는 내빈들을 위해 운동장 정면 한복판에 높은 단상을 설치하자고 지시했다. 일반적인 행사라면 가능한 의전이었겠지만 나는 반대했다. 주인공인 아이들에게 위압감과 낙인감을 줄 수 있고 이는 곧 아이들을 위한다면서 생색만 내는 기업이라는 부정적인 여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의전의 중요성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의전의 방식을 조율했다. 단상을 아래로 내리고 내빈들이 아이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호흡하게 만드는 것이 기업이 원하는 진정성 있는 이미지에 더 부합함을 설득했다. 결국 단상은 사라졌고 행사는 성공적이었다. 이처럼 현장을 잘 안다는 것은 기업이 놓치기 쉬운 세밀한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는 방어 기제를 가졌음을 의미한다.
면접에서 이익과 가치의 충돌을 묻는다면 어느 한 편을 들기보다 조정의 과정을 이야기해야 한다. "기업의 이익이 훼손되면 사회공헌의 지속 가능성도 사라집니다. 저는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사회 문제 해결의 솔루션이 될 수 있는 접점을 찾아, 두 가치가 같은 방향을 보게 만드는 조율사가 되겠습니다."
이 답변은 내가 NGO에서 쌓은 진정성이라는 뿌리를 잃지 않으면서도 기업이라는 토양에 완벽히 이식될 준비가 되었음을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문장이었다.
명함은 바뀌어도 당신이 현장에서 흘린 땀방울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다만, 그 땀방울이 기업이라는 조직에서 어떤 이익과 리스크 관리 성과로 환산될 수 있는지 친절하게 번역해 주어야 한다.
당신의 NGO 커리어는 착한 과거입니까, 아니면 기업을 혁신할 날카로운 무기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