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쫀득쿠키와 사회공헌, 오픈런을 부르는 기획

뻔한 나눔 말고, 한 끗이 다른 ‘사회적 미식’을 위하여

by 밀도

“이게 뭐라고 오픈런을 해서 사 먹어?”


요즘 가장 핫하다는 두바이쫀득쿠키를 보고 생각한다. 사실 쿠키는 세상에 널렸고 초콜릿과 견과류의 조합도 새로울 게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식감의 반전에 열광한다. 문득 내가 매일 쓰고 있는 기획서들이 겹쳐 보인다. 우리 회사가 내놓는 사회공헌이라는 상품도 누군가가 오픈런을 해서라도 참여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반전이 있을까?


카다이프의 바삭함, 경계를 허무는 융복합 레시피

두바이 쿠키의 핵심인 카다이프는 원래 중동의 가느다란 면이다. 쿠키에 면을 넣을 생각을 하다니. 사회공헌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우리 기업 혼자 하는 시대는 지났다. IT 기업의 기술과 복지기관의 현장감, 그리고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디자인 스튜디오의 감각을 섞는 카다이프 같은 발상이 필요하다. 서로 다른 결이 만나 '바삭'하고 씹히는 의외성이 발생할 때 사회공헌은 비로소 구태의연한 나눔에서 세련된 임팩트로 진화한다.


피스타치오의 쫀득함, 데이터가 놓치는 찐득한 연대감

쿠키 속을 꽉 채운 쫀득한 스프레드는 재료들을 단단하게 잡아준다. 사회공헌에서 이 역할을 하는 건 바로 사람 간의 관계다. 수치화된 KPI(핵심성과지표)는 깔끔하지만 정작 사업을 굴리는 건 담당자와 수혜자, 파트너사가 나누는 '쫀득'한 신뢰다. 서류상으로는 완벽한데 현장에서 겉도는 사업은 스프레드가 부족해 부서지는 쿠키와 같다. 가끔은 딱딱한 보고서보다 현장에서 함께 먹는 컵라면 한 사발이 사업의 밀도를 훨씬 더 쫀득하게 만든다.


오픈런을 부르는 브랜딩, 받는 이의 자부심까지 고려한 플레이팅

사람들이 두바이쫀득쿠키를 사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사진을 찍는 것이다. 예쁘고 힙하기 때문이다. 예전의 사회공헌은 도움을 준다는 시혜적 관점에만 머물렀지만, 요즘의 '힙한' 사회공헌은 수혜자가 도움을 받는다는 느낌보다 멋진 프로젝트의 파트너라는 느낌을 받게 한다. 장학금 봉투 하나도, 전달식의 작은 소품 하나도 세련되게 플레이팅 할 때 참여하는 모든 이의 자부심이 올라간다. 그것이 바로 줄 서서 기다리는 사회공헌의 브랜딩 전략이다.


나는 오늘 '두바이쫀득쿠키' 같은 기획안을 꿈꾸며 다시 자판 앞에 앉는다.


단순히 예산을 소진하는 갈색 쿠키가 아니라, 누군가의 삶에 기분 좋은 충격을 주는 반전의 맛을 넣고 싶다. 뻔한 밀가루 반죽 같은 기획에, 현장의 생생한 카다이프를 섞고 진심이라는 피스타치오로 버무리는 일. 세상에 없던 맛을 만들어내려는 파티시에의 마음으로 나는 오늘도 세상에서 가장 쫀득한 변화를 굽고 있다.




P.S 두바이쫀득쿠키는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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