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 하는데 왜 이익을 따지나요?

기업 사회공헌은 '착한 일'이 아니다. 전략과 임팩트 사이 차가운 진실

by 밀도

"사회공헌팀은 돈만 쓰는 팀 아니에요?"


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뒤 가장 많이 들은 오해 중 하나다. NGO 시절에는 '얼마나 절실한가'를 고민했다면, 기업에서는 '이것이 우리 비즈니스에 어떤 가치를 더하는가'를 끊임없이 질문받는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기업이 너무 계산적인 것 아니냐"라고 묻지만 7년 차 실무자가 내린 답은 단호하다. 기업 사회공헌은 단순한 '자선'이 아니라, 치열한 '전략'이어야 한다.


착한 일과 가치 있는 일 사이의 간극

기업에서 사회공헌은 단순히 남는 돈을 나눠주는 행위가 아니다. 회사가 가진 전문성과 자산이 사회의 결핍과 만날 때 가장 큰 임팩트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단순히 기부금을 전달하는 것보다 우리 기업만이 가진 기술이나 인프라를 활용해 사회 문제를 해결할 때 그 사업은 비로소 생명력을 얻는다. 이를 기업에서는 '전략적 사회공헌'이라 부른다.


임팩트라는 이름의 성과 지표

NGO 현장에서는 한 사람의 눈물에 함께 울어주는 것이 성과였지만, 기업에서는 그 눈물이 어떤 지표(KPI)로 환산되는지를 증명해야 한다.

이 사업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가 얼마나 개선되었는가?

우리 임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는가?

이 활동이 장기적으로 우리 비즈니스 생태계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가?

이 냉정한 질문들에 답하지 못하는 사업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착함'만으로는 예산을 따낼 수도, 다음 해를 기약할 수도 없는 곳이 바로 기업의 세계다.


전략과 진심 사이의 줄타기

그래서 기업 CSR 담당자는 매일 줄타기를 한다. 경영진을 설득할 때는 철저히 데이터와 로직으로 무장한 '차 가운 머리'를 쓰지만, 사업을 집행할 때는 현장의 고통에 공감하는 '뜨거운 가슴'을 잃지 않아야 한다. 전략 없는 진심은 무력하고 진심 없는 전략은 공허하다. 나는 이 사이에서 가장 균형 잡힌 접점을 찾아내는 것이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의 진정한 실력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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