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 선물 드릴게요!
8월의 어느 날,
해외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정작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가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성격도 제각각인 남자 넷이
무작정 비행기에 올랐고,
도착한 곳은 타이베이.
그곳에 가면
내가 좋아하는 치아더 펑리수와
라뜰리에 누가크래커를 꼭 사 오리라 마음먹고 있었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내가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모임에서 셋만 걷게 된 어느 날,
그녀와, 그리고 나와 결이 잘 맞는 남자 모임원에게 말했다.
“제가 타이베이에 친구들이랑 놀러 가는데
펑리수랑 누가크래커가 정말 맛있어요.
꼭 두 분께 선물로 드릴게요!”
그 순간의 마음은
참 따뜻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전한다는 건
그 자체로도 꽤 행복한 일이었다.
타이베이의 서문홍루 근처.
시장 구경을 하다 우연히
샤오롱바오 모양의 귀여운 캔들을 발견했다.
하얗고 동그란 그 모습이
왠지 모르게 그녀와 닮아 있었다.
‘이거, 선물하고 싶다.’
친구들이 농담처럼 말했다.
“마음 가는 사람이 있네?”
하지만 그 감정은
이성적인 호감이라기보다는
‘그냥 주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그녀가 좋아할 것 같고,
선물 받으면 웃어줄 것 같아서.
플리마켓 한쪽에서
캐릭터 모양 펑리수를 발견했을 땐
“아, 이것도 드려야지” 하며 망설임 없이 담았다.
한국에 돌아온 후,
펑리수와 누가크래커, 그리고 조그만 선물들을 정성스럽게 포장했다.
그녀와, 그리고 남자분에게 연락을 드렸다.
모임이 시작되기 전,
우리가 늘 헤어지는 장소에서
그녀를 먼저 만났다.
“선물은 미리 드리는 게 낫지 않을까 해서요.
집에 두고 오시면 편할 것 같아서요.”
그리고 하나하나 설명을 덧붙였다.
“여기 펑리수는 제가 대만에서 제일 좋아하는 브랜드고요,
누가크래커는 지인 추천으로 정말 맛있다고 해서 사 왔어요.
이 샤오롱바오 캔들은… 그냥, 이미지가 님이랑 좀 닮아서요.
귀엽고 하얀 게.
그리고 이 캐릭터 펑리수는 그냥… 귀여워서요.
근데 혹시 먹는 거 맞는지 헷갈려서,
제가 먼저 먹어보고 먹는게 맞으면 알려드릴게요! 연락받고 드세요.”
그녀는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집에 두고 올게요.
잠시 후에 저기 학교 앞 사거리에서 봬요.”
그날, 그녀의 미소가
선물보다 더 선물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