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비틀어짐

휴학

by 예영

타지에서 지낼 때마다 되게 자주 느꼈던 감정 또는 느낌이 있다.
이렇게 혼자 지내다 보면 아무도 모르게 말라비틀어져 버릴 거 같은
이 느낌은 사라지거나 녹는 것보다 말 그대로 방치되어 어디 갈 곳 없이 마르는 느낌이다.

이 주제에서만큼은 의성어, 의태어를 많이 쓸 거 같다.
이 감정이 너무 싫어 친구한테 전화할 때도 이대로 있으면 말라비틀어질 거 같다고만 얘기하며

나 또한 이 감정을 처음 들여다보기에

어쩌면 이 느낌을 기억하고 싶지 않았을지도
그래서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이 꽤 찝찝하고 질척거리는 느낌이 든다.
지금도 조금 살만해진 현재 나는 이 글이 쓰기 싫다
이 감정을 내버려 두고 고립시키고 싶다

이 감정은 오랫동안 다양한 인상으로 찾아왔었다.


중학생 때는 어색했다, 많이 느껴보지 않았고, '외롭다'라는 말로 자주 표현되었었다.


고등학생 땐, 조금은 가까워졌었다. 직면하고 느꼈다. 스스로 성숙이란 단어를 들먹이며 조금은 무지했던 생각들을 했다.


대학교 올라와서는, 이것과 단짝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꽤 다층적이고 얽혀있었으며 같이 있으면 조금은 쓰라린 친구였다.

이것은 '육포'라고도 부를 수 있을 거 같다.
말라비틀어졌지만, 그 작은 몸통 안에 알차게 들어가 있는 내용물과 씹을수록 고기 본연의 감칠맛이 진하게 느껴지는 이 친구가 마음에 든다.

앞으로도 평생 함께해야 하는 그 친구에게 잘 지내보자며 손을 건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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