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

대학교

by 예영

정말 한참 살기 싫었을 때가 있었다. 그냥 더 이상 희망을 눈 씻고 찾아보아도 안 보이고 그냥 삶 자체가 너무 재미없을 때였다. 매일매일 죽음을 생각했고, 거울은 잘 보지 않았다. 눈은 초점 없이 공허해 대체 뭘 보고 살아가야 하는지 한없이 막막했던 날들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죽음은 절망적이고 생각만 해도 무섭고 복합적인 감정의 느낌이 아니었다. 그저 내 삶에 목표가 없었고 무엇도 재미있지 않았다. 산 것과 죽은 것이 큰 차이가 없을 거 같았다. 그렇게 자연스레 생각되는 다음 단계였다.

그러던 중 무안 항공 사고가 일어났고 꽤 많은 사람이 고인이 되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희생자는 너무 많았고, 생존자는 너무 적었다. 그 이후의 상황 또한 처참했고 지금 1년 여가 지난 현재의 나로서도 설명이 어려운, 많고 복잡한 감정들이었다.

당시 나는 그 사고에 대한 많은 정보를 찾아보고 왜 이렇게까지 상황이 흘러간 건지 이해하려 노력했다. 그저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걸 했었다. 하나, 생각할수록 이미 너무 많은 고인이 살릴 새도 없이 떠났고 이게 뭔 소용인지라는 생각과 세상에 대한 미움 등 '왜'라는 의문이 제일 많이 남았었다.

모든 사건과 행동엔 이유가 있고 거기서 배울 수 있는 게 있다고 평생 믿어왔던 나는 '왜'만 반복했던 거 같다. 무교다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사건만 일어나리라고 그렇게 계속 생각했었다.
세상의 모든 일들과 감정에 무뎌지고 싶지 않던 나의 발악이었다. 조금이라도 같이 아파하며 잊지 않겠다고 온몸으로 말하는 중이었을 것이다.

나도 잊지 않고 싶던 감정들이 있었기에, 그렇게 사고가 나고 평소와 똑같이 흘러가는 하루가, 평소와 같은 사회의 분위기가 너무 미워서, 그 사고가 지난 뒤 좀 지치거나 풀리는 날이면 그날의 감정을 잊지 않고 끌고 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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