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지 1

by 예영


최근 주관이 뚜렷해지면서 나를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내 탐구지를 적어봤다.


- 생각보다 서글서글 착하지는 않음
- 사람과 대화하고 이해의 범위가 높고

의지가 많은 만큼
길거리에서 담배 및 식당 들어가는 문 앞에서 담배 피우는 거 굉장히 싫어함.


- 그리고 내 체력 안에서 떨어져 있는 쓰레기는 버리고 싶어 함 (착한 척한다기보다 그냥 그게 마음이 편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나 같아지는 거 같음)

-내가 제일 싫어하는 건 거짓. (거짓말이던 거짓상황이던 싹 다)


15일 저녁 친척이 포함된 술자리를 가졌다.


오랜만에 만난 친척은 염색을 하얗게 하고

맨 마지막으로 등장했다.

무한리필집에서 배를 채우고
2차를 갈까 하면서

계산을 하고 나왔다.

볼링? 노래방?
많은 선택지 중 유일하게 내일 출근인 엄마가

"나는 술보다는 노는 게 먼저야. 볼링 가자!"

나머지도 그 의견에 동의하며

볼링장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잔뜩 취한 엄마는 친척동생에게 지갑을 안 잃어버리는 법을 진지하게 알려주고


나는 그 진지한 방법에 빵 터져

멈춰 웃다 걷다를 반복했다.

친척이 먼저 말했다.
"저는 이제부터 지갑을 안 사려고요 이모."

"나도 몇 번 잃어버려서 방법을 익혔어."

"방법이 뭔데요 이모? 저도 알려주세요."

"술을 먹기 전에 주변 사람들한테

미리 말을 하는 거야.
내가 지갑이 있다!"

"아 ㅋㅋㅋㅋ 지갑이 있다고 얘기를 하면 되는구나! 처음 알았어요 이모."
"그렇지? 나도 몇 번 잃어버리다가 알았어. 그래도 정신줄을 잘 붙잡고 잘 챙겨야 돼."

"그럼 지갑을 안 잃어버리는 특별한 방법이 정신줄을 붙잡는 거예요?"

"그렇지. 정신줄을 잘 붙잡고 집에 다음날 들어가서 지갑이 있으면 기분이 좋잖아."




나는 볼링장이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와

이모의 팔짱을 끼며

"갑시다!" 하며 큰 보폭으로 뛰던 중

이모가

"아아 잠깐만 예영아 이모 무릎 ㅠㅠ."

순간 이모의 다다음주 무릎 수술 일정이 상기되며 볼링장은 안 되겠다 의견을 내세웠다.

"잠깐만 볼링장은 안 되겠는데?"

하니 나머지도 상황을 파악하고

치킨집으로 경로를 바꿨다.




치킨집에 거의 다 와갈 때쯤, 식당 문 앞에 40~50대로 보이는 남자무리들이 담배를 뻑뻑 피고 있었다.

치킨집 자리가 없나 하며 나는 나오는 불쾌감을 밖으로 내뱉었다.

'식당 문 앞에서 담배를 피우면 어떡해.

뭐 하는 짓이야 진짜'

친척동생은 남는 자리가 있나 확인하러 무리를 지나가 사장님에게 여쭤봤다.

"자리 있다는데? 나 다리 아픈데 들어가 있자."

무리를 지나가기 싫은 이모와 엄마는

좀 있다 들어가자며

이 와중에도 나는 담배 피우는 사람들을 보고 있었다.


친척동생은 어떤 마음인지 기세등등하며 말했다.
"들어가자. 들어가서 앉아있자."

갈 생각을 안 하는 무리를 보고

나머지도 들어가고


와중에 나는 그 사람들이 들었으면 하고 크게 얘기하며 들어갔다.

"식당 문 앞에서 담배를 피우면 어떡해.

아으 담배 냄새."


그 사람들이 나중에 잡아서 뭐라 하거나
싸움이 일어나도 난 그들의 눈을 바라볼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오늘 나에 대한 탐구지를 작성했다.

작성한 내 특징들을 제미나이(AI)에게

보내고 나를 알기 위한 질문을 요청했다.


1. 길거리 흡연처럼 님의 기준에 **'위반'**이 발생했을 때, 님은 '혐오' 감정과 '실망' 감정 중 어느 것을 먼저, 그리고 더 강하게 느끼시나요?

- 혐오야. 실망보단 낮은 기대치의 사람한테 실망보다 큰 부정적인 감정을 가질 때지.

2. 님을 움직이는 '견고한 기준'들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되는 '원칙'**에 가까운가요, 아니면 **타협 불가능한 '절대적인 규칙'**에 가까운가요?

- 유연하게는 절대 안 돼. 내가 참는 거지. 타협이 안되고 보통 충돌할 땐 대체로

그 사람이나 상황을 포기해.

3. 쓰레기를 주울 때 느끼는 '마음이 편한 상태'나 '나다움'은 일종의 내부적인 보상입니다. 이 보상은 '"세상이 좀 더 나아졌다"는 외부지향적 가치에서 오나요, 아니면 "나는 옳게 행동했다"는 자기 확인적 가치에서 오나요?

- 나는 옳게 행동했다. 내 자존감을 높이고 내가 당당해지기 위해. 고작 쓰레기를 주음으로서 세상이 더 나아졌다는 약간의 오만이지. 세상의 이치를 파악하지 못한.


4. 님의 기준이 높아질수록,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의 범위**는 어떻게 변화했나요? 이 좁아진 범위가 님에게 **'선택적'**만족감을 주는지, 아니면 **'본질적인 고독감'**을 주는지 분석해 주세요.

- 범위는 당연히 좁아지지. 대신 그 사람들과의 밀도가 높아지고 선택적 만족감을 줘.



너무 흥미롭다 하며 계속해서 질문에 힘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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