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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신대 박정훈 Jan 31. 2023

힘든 시간을 거쳐 다시 돌아온

브로큰 발렌타인 - 정규 3집 <3>

 작년 연말 브로큰 발렌타인이 신보를 냈다. 9년 만의 정규 앨범, 보컬 반의 안타까운 사고 이후 발매한 첫 정규 앨범이다. 꽤 기대되는 앨범이었는데 원체 브로큰 발렌타인을 좋아하기도 했으며, 2019년 새로 합류한 보컬 김경준, 기타 박준호 씨가 함께한 라이브 공연을 인상깊게 봤기 때문이다. 본 앨범을 처음 듣었을 때 느낌은 전작 이후 긴 시간이 흐른 만큼 사운드에도 변화가 생겼단 거다. 과거 브로큰 발렌타인 음악들은 드라이한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 앨범에는 공간계 이펙터를 적극 활용했는지 소리가 전반적으로 촉촉해진 감이 들었다.

 

 1번 트랙이자 첫번째 타이틀곡인 'Standing in my way'. 시작부터 좋은 인상을 주었다. 강렬한 사운드로 두들기는 출발은 브로큰 발렌타인이 돌아왔다는 걸 실감나게 해줬다. 다음 곡인 'Let it burn'도 짧고 빠르게 휘몰아치며 텐션을 이어간다. 'Every single day'에서 완급조절을 시도하는데 후에 나오는 '언젠가 눈물 속의 시간이 지나면', '무제(2023)'처럼 본 앨범에는 두 곡의 강한 곡 뒤 발라드 성향의 곡을 넣어 완급조절을 했다. 일관성이 느껴져 앨범을 쭉 듣는 동안 피로해지지 않아 좋았다. 이번 앨범에는 강한 성향의 곡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지만, 언급한 세 곡들처럼 발라드 느낌의 곡들이 무척 좋았다. 


 특히나 '언제나 눈물 속의 시간이 지나면'은 본 앨범 중 가장 좋게 들은 곡이었다. 제목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전 보컬 반을 추모하는 곡이라는데 브로큰 발렌타인 팬들에게 가슴 와닿는 곡이 아닐까 싶다. 풍성한 사운드 속 귀에 꽂히는 멜로디가 기억에 남았다. '무제'는 2017년 EP <Project. Nabla>에 'Noname Pt.2'로 수록됐던 곡이다. 과거 브로큰 발렌타인의 노래 'Noname'의 연결선상에 있는 곡으로 2017년 당시 두 멤버의 공백을 객원 멤버로 녹음했던 곡을 현재 멤버 체제로 다듬었다. <Project. Nabla> 당시에도 느꼈듯 'Noname'에서 이어지는 듯한 가사가 기억을 자극한다. 


 '무제' 이후에 나오는 'Quasimodo'도 정말 좋게 들었다. '언제나 눈물 속의 시간이 지나면'과 더불어 본 앨범 속 가장 좋은 곡이라 생각한다. 강렬한 연주와 세상을 향해 외치는 듯한 보컬, 2분 40초경 피아노 연주로 반전되는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브로큰 발렌타인 노래들은 흔한 사랑 노래보다 분노, 다짐, 위로를 세상에 외치는 곡들이 많다. 'Quasimodo'는 이런 브로큰 발렌타인의 색을 잘 보여주는 곡이다. 


 이 외 곡들은 평범하게 들렸으나 지루하게 듣진 않았다. 전반적으로 앨범이 일관성있게 흘러가 안정적인 감상으로 이어졌다. 불우의 사고 이후 밴드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멋진 음악을 들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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