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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토스트

by 지세훈 변호사



어느 주말 아침, 커피 향이 은은히 번지는 부엌에서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기로 했다. 어제 먹다 남은 식빵 한 조각을 달걀물에 푹 적셔 버터에 구워내면, 그 평범했던 빵은 특별한 한 끼로 변신한다. 처음엔 단순히 아침 식사를 해결하려는 마음이었는데, 이 과정에서 묘하게도 이혼소송이 떠올랐다. 오래된 빵을 버리지 않고 새로운 맛을 만들어내는 이 과정이, 마치 관계의 끝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이혼과 닮아 있는 것 같았다.


프렌치 토스트의 매력은 단순한 재료에서 시작한다. 냉동실에 오래 두었던 딱딱한 빵도, 달걀물과 버터의 도움을 받으면 부드럽고 촉촉한 음식으로 거듭난다. 결혼 생활도 처음에는 그런 매력을 품고 있다. 각기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새로운 가족을 이루어가는 과정은 설렘과 기대로 가득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 달콤함이 점차 희미해질 때가 있다. 관리되지 않은 관계는 오래된 빵처럼 삭아가고, 결국 서로를 상처 내는 존재로 변하기도 한다.


이혼을 결심한 많은 사람들은 말한다. 처음엔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완벽한 짝처럼 느껴졌다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왜 이렇게 힘들어졌는지 모르겠다고. 프렌치 토스트의 빵이 처음엔 신선했다가 딱딱해지듯, 결혼 생활도 관리와 노력이 부족하면 그렇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오래된 빵을 무조건 버리는 것이 최선일까? 아닐지도 모른다.


프렌치 토스트는 오래된 빵을 버리지 않고 새로운 음식으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이다. 이혼도 그렇다. 관계의 끝은 무언가가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다. 이혼소송을 시작한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를 책망하거나 과거의 상처에 갇히기도 한다. "내가 잘못 선택했나?" 혹은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같은 질문들로 머릿속이 가득 차기도 한다. 하지만 달걀물과 버터가 오래된 빵을 부드럽고 맛있게 만드는 것처럼, 관계의 잔해 속에서도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충분히 가능하다.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 때 중요한 것은 과정의 섬세함이다. 빵을 달걀물에 적시는 시간, 팬의 온도, 버터가 타지 않도록 조심하는 디테일이 결국 맛을 결정한다. 이혼소송도 그렇다. 재산 분할, 양육권, 위자료 같은 문제들은 섬세하게 다뤄져야 한다. 작은 디테일 하나라도 놓치면 큰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복잡한 문제들을 차근차근 정리하다 보면, 그 끝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프렌치 토스트를 팬에 구울 때, 온도 조절은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불이 너무 세면 빵이 타버리고, 너무 약하면 속까지 제대로 익지 않는다. 이혼소송에서도 비슷한 순간들이 있다. 감정적으로 힘든 문제들을 다룰 때 너무 감정적으로 폭발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억누르는 것은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 균형 있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끈기가 결국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


이혼 후의 삶은 처음엔 낯설고 불안할 수 있다. 마치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기 위해 재료만 덩그러니 놓여 있을 때처럼,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작은 변화로도 삶에 새로운 달콤함을 더할 수 있다. 혼자 맞는 아침에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어 먹는 작은 행동이 스스로를 위한 위로가 될 수 있다. 이런 소소한 행복이 쌓여 새로운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프렌치 토스트는 오래된 빵을 특별한 음식으로 바꿔주는 레시피다. 이혼소송도 마찬가지다. 끝나버린 관계를 새로운 시작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면, 더욱 안정적이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프렌치 토스트 위에 얹는 시럽처럼, 이혼 후의 삶에도 새로운 달콤함이 찾아올 것이다.


여러분의 삶에도 오래된 빵 같은 문제가 있다면, 그것을 버리는 대신 프렌치 토스트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새로운 시작은 늘 우리 손끝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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