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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Jan 01. 2022

■ <네번째 이야기> 끌과 나무 대망치 준비하기

- 두번째 인생을 고민하며

  한옥학교 학생들은 점심식사를 보통 인근에 있는 서울대학교 평창분교 식당에서 한다. 남향의 따뜻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이곳 분교에는, 서울대학교 농업기술대학원과 그린바이오 과학기술원, 그리고 농업생명과학대학 목장이 들어서있다. 

  서울대학교는 평창군 대화면에 위치해 있어서, 한옥학원에서 차로 10분도 채 안 걸린다. 이곳 식당에서 제공하는 식사는 5천원밖에 안하는 데도, 질적으로 훌륭한 수준이다. 특히나 식당 유리창 너머로 1천미터가 넘는 산들이 만들어주는 경치로 인해서, 서울의 최고급 식당이 부럽지 않다.   

  서울대 식당에서 10월 25일 월요일 점심식사를 맛있게 하고 한옥학교에 돌아와보니, 지난주에 주문한 끌과 나무 대망치가 도착해 있었다. 평상시 자주 사용하는 도구여서, 지난 주에 팀원들이 모두 같이 주문했었다. 끌 세트에는 날이 직선 모양의 평평한 것이 있고, 둥근 모양의 날도 있었다. 그리고 손 대패 날보다 약간 작은 정도로, 날 사이즈가 큰 끌도 있었다. 

  끌의 쇠부분과 나무 손잡이 부분이 분리되어 있어서, 이것을 조립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쇠부분의 손잡이 구멍에 들어가야 하는 나무 손잡이 끝부분을 약간 손질해서, 구멍에 간신히 들어갈 수 있게 했다. 그래야 잘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끌은 고정된 상태에서 머리부분을 망치로 때리면서 사용하기 때문에, 나무 손잡이 부분이 쇠로 된 손잡이부분에 점차 견고하게 박히게 된다. 그리고 끌도 대패날과 같이 날을 갈아주어서, 실제 사용할 때 나무를 잘 파낼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끌의 조립과정은 비교적 쉬웠던 반면, 나무 대망치는 약간 어려웠다. 나무 대망치도 역시 쇠로 된 머리부분과 나무 손잡이부분을 조립했다. 먼저 쇠로 된 머리부분에 만들어진, 손잡이 구멍 안으로 들어갈 나무 끝부분을 적당히 깎아내서 조립했다. 간신히 쇠 구멍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만 깎아내야 한다.

  나무 대망치를 사용할 때, 간혹 쇠로 된 머리부분이 나무 손잡이부분과 분리되어 날아가는 경우가 있단다. 이 때 쇠로 된 머리부분에 맞아서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머리부분과 손잡이부분이 견고하게 붙어있도록 추가적인 작업을 진행했다. 

  쇠로 만들어진 머리부분의 구멍안에 나무 손잡이 부분을 넣은 다음, 나무 끝부분에서 몇 개의 징을 박아줬다. 징은 장못을 2센티미터정도 잘라서 사용했다. 징못을 몇 개 박아주면, 웬만한 힘을 가해도 쇠로 된 머리부분이 손잡이 부분과 분리되지 않는다.

 

  

  이렇게 끌과 나무 대망치가 준비되었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용해서 나무에 구멍을 내는 실습을 간단히 진행했다. 긴 나무막대기의 중간 중간에 네모 모양의 구멍을 만드는 작업이었다. 다른 나무를 끼울 수 있는 구멍을 만드는 것이다.

  먼저 곱자와 펜을 이용해서, 구멍을 내야 하는 부분에 선을 그어주었다. 그리고 끌을 이용해서 구멍을 낼 부분의 나무를 파냈다. 끌을 사용할 때는 평평한 바닥에 놓고, 몸을 사용해서 나무막대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한 다음에 사용해야 한다. 이 상태에서 나무에 그어진 선으로부터 2밀리미터 정도 안쪽으로 끌을 쳐주면, 자연스럽게 나무가 경계선까지 밀려나면서 파인다. 이때 망치로 끌을 잡고 있는 손을 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손으로 끌의 윗부분을 잡아주어야 한다. 망치로 끌의 끝부분을 정확하게 겨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오늘 배운 것은 아주 초보적인 것이지만, 이렇게 체계적으로 배운 적이 없었기 때문에 재미있었다. 특히 기초를 잘 배워야 공구를 사용하면서 다치지 않는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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