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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Jan 01. 2022

■<다섯번째 이야기> 먹칼 만들기

- 두번째 인생을 고민하며

  두번째 주 월요일부터 아침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체조를 했다. 오랫동안 여러 가지 운동을 해온 학생이 있어서, 아침 체조를 만들어 왔다. 한옥주택을 지을 때, 주로 많이 쓰는 근육을 강화시키는 데 주안점을 둔 체조들이었다. 김재태교수님이 아침 체조가 꼭 필요하다고 해서, 이 학생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온 것이다. 김재태교수님의 오랜 경험으로 볼 때, 아침 체조는 근육을 강화시키기도 하지만, 학생들이 실습중 다치지 않게 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마치 군대에서 위험한 유격훈련을 하기 전에 PT체조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제는 8시 20분에 1교시 수업을 알리는 종이 울리면 자연스럽게 체조 대형을 만드는 것이, 수업에 집중하는 각성효과를 학생들에게 주는 듯하다. 교수님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1교시 수업이 시작되었으니까, 마음의 긴장을 조이라는 마음의 신호가 되기 때문이다. 


  화요일 오전(10월 26일)에는 대나무로 먹칼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다. 먹칼은 나무 목재에 글씨를 쓰거나 선을 그을 때 사용하는 것이다. 대나무로 만들고 먹물을 찍어서 사용한다. 연필이나 볼펜으로 목재에 선을 긋거나 글씨를 쓰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먹칼이 필요하다. 먹칼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나무를 길이가 1자(30센티미터) 정도이고, 넓이가 1치(3센티미터) 정도 되도록 잘라낸다. 그리고 대나무의 한쪽 끝 부분의 1치~2치정도를 얇게 잘라내고 난 후, 커터 칼로 빗자루 모양으로 얇게 잘라낸 부분을 쪼갠다. 그리고 대나무 다른 끝부분은 연필모양으로 깎아낸다.

  솜씨가 뛰어난 학생은 한번에 만들어서 선생님의 칭찬을 받은 반면, 나는 2번 실패한 끝에 세번째에야 겨우 완성했다. 그것도 완벽하지는 않고, 기능만 할 수 있는 먹칼이었다. 내가 같은 클래스의 젊은 친구들보다 잘 할 수는 없으리라. 느리지만 배운다는 겸손한 자세로 임하자는 것이 이번 과정에 대한 나의 stance이고, 오늘도 그러한 태도로 실습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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