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내기

by 인근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라는 말이 성경에 있다. 책 어디에선가 읽어보고 기억에 남은 구절이었는데 찾아보니 구약성경 제1장에 나온다고 한다. 성경에 나오는 것이니 종교적 의미가 의미가 있을테지만 여기서 나는 그 의미를 아이디어를 내는 방법과 관련해서 얘기해보기로 한다.

수 많은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요구한다. 다양한 공모전에 참가하면서 어떤 공모전에서는 본선 발표 과정이 따로 있어서 다른 참가자들의 아이디어를 실제로 보는 경우도 많다. 상을 받은 아이디어들이 정말 창의적이냐라고 했을 때 나의 생각은 '아니다' 이다. 여기서 내가 의미하는 '창의적'이라는 뜻은 세상에 없는 처음 보는 아이디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상을 받는 아이디어들이 처음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익숙하고 생각해봄직한 아이디어라는 것이다.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보게된 다양한 아이디어 중에 몇 년이 지나도 까먹지 않고 지금까지 머릿속에 박혀있는 아이디어가 있다. 노인들이 끌고 다니는 폐지 리어카에 광고를 붙여서 노인의 수익을 올려주는 사업이었다.

70-DSC06240.jpg?type=w773 출처 : 끌림 (https://blog.naver.com/cclim_kr/222682912189)

예전부터 폐지를 줍는 노인들의 힘든 모습을 종종 뉴스로 보고 실제 길에서도 자주 보면서 하루에 만원 벌기도 힘들다는 모습에 안타까워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서울대 동아리에서 광고를 부착한 리어카를 노인에게 무상임대하고 광고비의 일부를 노인에게 지급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몇 년간 확산되어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한 사례가 있었다. 이 아이디어야말로 내가 생각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이다. 단순히 리어카에 광고판만 붙인 것으로 원래 있었던 광고판 사업(택시, 버스, 지하철)을 리어카에 연결한 것이다.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기 어려운 굉장한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저렴한 광고비+저소득층 노인 소득 제공+광고 기업 이미지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례에서 아이디어를 생산해낸 원리는 기존 상품을 새로운 곳에 적용한 것이다. 적절한 사례만 찾는다면 쉽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나도 이런 방식으로 공모전에서 여러 차례 상을 받은 사례가 있다.

2018년 제5회 안전한 학교 공모전에서 '안전 전광판 설치를 통한 안전 습관 형성하기' 라는 수기를 제출하여 최우수상(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였는데 이때 아이디어를 얻은 곳이 경북여고의 학생들이 급식 잔반을 줄이기 위해서 실시간으로 잔반의 상태를 신호등으로 보여주는 잔반신호등 아이디어 수상사례와 단뱃갑 경고문구에 나오는 징그러운 흡연 질병의 이미지를 보여주어서 경각심을 주는 상황을 모티브로 해서 수기를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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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디어들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 실제 학생들이 다친 모습과 사고 내용, 안전 위험 정도를 나타내는 전광판을 학교 정문에 설치하는 아이디어를 만들었고 상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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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사례는 2018 쓰레기 줄이기 아이디어 공모전 우수상을 받은 사례로 '비닐 먹고 자라는 착한 인형' 아이디어였다. 이 아이디어는 일본 회사에서 곰모양의 비닐봉투를 만들어서 그 안에 쓰레기를 넣어 곰인형을 만드는 아이디어로 일본의 중학교 미술 교과서에 실렸던 사례를 모티브로 하였다.

그림3.png 쓰레기 먹는 인형 "포펫"

이 것을 바탕으로 해서 신축성이 있는 풍선 인형 형태의 주머니에 택배에서 자주 나오는 에어캡(뽁뽁이)를 버리지 말고 넣어서 주머니 속을 채우면 인형이 완성되는 아이디어를 제출하였다. 그렇게 에어캡을 모아놓으면 나중에 재사용도 가능하기 때문에 인형도 만들고 쓰레기도 줄이고 재사용효과까지 거둘 수 있는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다.

수상하게 된 두 가지 아이디어 모두 자체적으로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것이 아니라 기존 아이디어를 다른 상황에 적용하고 약간 기능을 덧붙였을 뿐이다. 적절한 사례만 발견하게 되면 우수한 아이디어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기존 우수 사례를 이용하여 새로 만드는 아이디어는 기존 사례가 어느 정도 효과를 검증받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선행 사례의 효과까지도 같이 얹어서 가는 장점도 있다.

그럼 이제 내가 만약 아이디어 공모전에 참가한다면 가장 무엇을 먼저 하면 좋을지는 답이 나왔다. 무턱대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려고 머리를 쥐어짜지말고 우수 사례나 아이디어를 찾아보는 것이다.

첫째, 매년 반복되는 공모전이라면 기존 수상작들을 살펴본다. 기존 수상작들을 살펴보면서 어떤 아이디어들이 상을 받는지 아이디어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등 살펴보는 것이다. 그리고 혹시라도 내가 기획한 아이디어가 기존 아이디어와 중복되는지도 미리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둘째, 인터넷으로 아이디어를 찾아본다. 예를 들어 학교 안전사고 예방 공모전이라고 하면 '학교 안전 아이디어', '안전사고 예방 아이디어' 등 관련된 표현들을 만들어서 아이디어를 찾아본다. 그리고 기발하다고 생각되는 아이디어들을 정리한다.

이 두 가지만 하더라도 내가 도전하고 있는 공모전의 우수 아이디어 데이터베이스가 완성된다. 그걸 기반으로 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성해본다면 이미 다양한 재료를 갖고 있기 때문에 기반이 튼튼한 아이디어가 만들어질 것이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한다면 기존 아이디어에 아예 이질적인 것을 붙여보는 것도 기발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데 도움이 된다. 리어카에 광고를 붙이고 인형에 쓰레기를 붙이는 것처럼 기존에 있던 것들이지만 연결짓기가 생소한 것들을 연결지었을 때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도 있다.

글재주, 손재주, 특별한 기술, 지식이 없는데(나처럼) 공모전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무조건 아이디어 공모전에 도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준비하는데 다른 공모전 처럼 많은 시간도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부담도 덜하고 아이디어 공모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찾아보고 고민하기 때문에 세상을 보는 안목이 조금씩 늘어난다. 아이디어 공모전은 취미 삼아서 도전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다음 글은 공모전에 떨어졌을 때에 대해서 얘기해보고 싶다. 공모전 글을 몇 개 쓰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왜 떨어지는 얘기를 해서 김빠지게 하냐고 할 수도 있는데 공모전을 처음 시작하면 거의 90퍼센트 이상 떨어진다. 멘탈 관리 차원에서 떨어지는 얘기도 처음에 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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