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의 비극

"제 소중한 사람에 대한 마지막 복수극은 제 손으로 할 수 있잖아요?"

by 백도윤

'아무리 악인이라도, 그 사람에게도

소중한 사람이 있을텐데, 그런 짓을 할 수가 있다니

정말 잔인한 사람이네요'


칼을 들면서, 20년의 복수극을 당당히 보일 때, 사람들은 말해요.

매번 사람의 생명과 관계에 대한 소중함을 이용해서, 동정심을 유발하는 같잖은 수법.

정말 잔혹하고도, 이기적인 사람은 본인들이라는 걸 모르는 멍청함에서 나온 행동일까요.

아니면, 대놓고 욕할려고 만든 하나의 연기일까요.

무엇이어도 사실 상관은 없어요. 눈 앞에 있는 두려움을 머금은 채, 떨리는 눈으로 바라보는 이 사람은

곧 있으면 사라질 운명인데, 그런 사소한 것들까지도 신경쓰고 살면, 힘든 건 자신이니까요.


'아아.. 안돼.

그 사람도 소중한 인연이 있고, 소중한 가족이 있을텐데'


...

도대체 무슨 말을 해줘야 하는 걸까요.

죽음의 결말? 인생의 잔혹함? 인간의 이기심? 무엇도 아니에요.

이건 본인이 겪어보지 못한다면, 알지도, 느끼지도 못하는 감각이에요.

눈 앞에서 목이 썰려 나가는 가족의 얼굴을 봤을 때, 속에 끓어오르는 살기를 억눌렀을 때

매번 이 순간을 악착 같이 준비했다고요. 아시겠어요?


당신이 높은 곳에서 내 손으로 끌어내릴 이 순간을


20년의 결말이라고요. 무엇보다 소중했던 사람을 칼로 찔러서, 고통을 맛보면서,

비릿한 미소를 짓는 당신의 그 비열한 행동은 정말이지. 인생에서 봤던 장면 중 최악에 속하니까요.


"관객분들에게 물어볼게요.

저 사람에게서 소중한 사람을 빼앗기고, 찢기고, 뜯기고

비웃음으로 뒤덮인 놀림과 경멸로 뒤덮인 제 삶은, 제 시간은 누가 돌려주나요.

이 사람은 제 소중한 걸 뺏었는데, 저는 왜 안되나요.

이기적인 거 알아요.

이기적이고, 비열한 사람이 되어서라도, 저는 가족의 복수를 하고 싶어요.

제가 유일히 사랑하고 애정했던 사람에 대한 마지막 보답이니까요"


'그래도..'


"남의 모든 걸 앗아갔으면

본인의 것이 사라질 줄 안다는 사실을 여기있는 관객분들도

명심하셨으면 좋겠네요

그래도 다행인건가요. 그쪽들이 아닌 제가 피해자니까.

이렇게 복수할 수 있는 거에요."


한순간에 잃은 행복과 끓어오르는 절규

저는 모든 걸 지닌 복수의 피를 갈고닦은 살인마지만

그래도 후회하지 않아요.

제 삶이 피로 물든 순간까지 보이지 않은 곳에서 응원해줬을 가족이 있으니까요.


삐-


'보고싶었어. 정하운'


안녕하신가요. 좀 색다른 글이죠? 뭔가 인터넷소설같기도 하고,

그렇게 된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첫 문장에서 보여주었던 저 문장은


빌런이라는 노래의 가사에서 나온 문장입니다.


네가 제일 미워하는 누군가는

사랑받는 누군가의 자식


저는 이 문장을 들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동시에 생각했어요.


'글감으로 쥑이네?'


정말 불쌍하지 않나요?

누군가는 소중한 사람을 잃어서 인생을 버리는데

누군가는 소중한 사람을 뻇어도 인생을 살아간다는 사실이 정말이지

악인은 죄악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의 삐- 이건 이승에서의 기억이 끊어진다는 사실을 의미해요.

뭐 상상은 자유지만, 저는 소설을 쓸 때, 그렇게 결말의 여지를 남겨두고 상상하게 하는 게 좋아서

그런 점 이해해주세요.


마지막으로 물어볼게요


'만약에 소중한 사람을 뺏은 사람의 소중한 인물은 지킬 가치가 있을까요'


단순한 궁금증이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아무리 사람이어도, 본인이 경험하는 것보다, 좋은 게 없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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