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하는 계절

by 정예은

이동하는 계절


정예은


끝났다고 여긴 계절이

몸속에서

다시 수위를 올린다


사라진 것들은

보이지 않는 층위에서

천천히 숨을 고른다


떠남은

단절이 아니라

빛의 각도를


바꾸는 일

여러 번 멈춘 자리마다

미세한 파동 하나


심장 가까이

조용히 방향을 튼다

지금의 나는


완결이 아니라

이동 중인


그러므로 나는

여기에서

다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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