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배고파
밥때가 되면 밥을 먹어야 하는 거라고!!
첫째는 먹는 거에 취미가 없는 아들이다.
생명에 지장 없을 정도로 먹고 살아가고 있다.
세상 빛을 처음보고
젖병으로 우유 먹을 때부터 그랬다.
신생아 시절 제대로 성장하지 않을까 싶어서
노심초사하며 온갖 방법을 다 써본 거 같다.
그렇게 아이는 10살이 되었다.
키는 앞에서 1~2등을 하고 날씬하다.
운동을 시키면 먹는 게 달라진다고 해서
그렇게 해보았지만 별 차이 없었다.
운동량이 많다는 수영도 마찬가지다.
밥때가 되어도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한다.
참 미스터리한 일이다.
세끼밥을 먹고 주전부리도 즐기는 나로서는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참고로 아이의 활동량은 엄청나다.
걷는 기능이 없는 아이이고 항상 뛰어다닌다.
엉덩이가 바닥에 붙어있지 않고
친구들 중에 목소리도 제일 크다.
어디서 에너지가 나오는 걸까?
(참고로 엄마, 아빠는 덩치도 좋고
먹는 양은 평균 이상으로 먹는 사람들이다.)
주변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때가 되면 먹는다'
'엄마, 아빠가 큰 데 무슨 걱정이야?'
'남자애들은 중고 시절에 훅 크기도 한다'
다 남 이야기니까 이렇게 말하는 거지.
그게 내 이야기인데도 그렇게 말하겠는가?
그때가 안 오면 어찌하냐고?!?
아이한테 배고프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는 거 같다.
근데 최근에 천지개벽할 일이 있었다.
귀가 의심스러웠다.
"엄마, 배고파!?!"
와~~~ 저 아이도 이 말을 할 수 있었네!!!
드라마틱하진 않지만!!
여전히 비슷하지만!!
먹는 게 조금은 좋아졌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나아지고 있으니
그 얼마나 다행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