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잘못된 신화

7세 이전엔 몸과 영혼에 남는다.

by 최선우

"난 니 엄마 잡아먹었어. 나 사실 니 엄마 아니고 귀신이야"

난 왜 그런 잔인한 이야기를 농담이랍시고 내 아이에게 했을까?

나의 친엄마는 잡아 먹힌 걸까?
친할머니의 저주가 내게도 전해진 걸까?

초등학교 1학년 때 할머니는 "엄마"를 "그년"이라고 부르게 교육시켰다. 자식 버리고 나간 년은 사람도 아니라고 했다. 어린 나는 세뇌 교육을 받았었다.

아이는 바로 "그런 말 하지 마"라고 말했다.

아이의 말에 순간 깜짝 놀랐다. 내가 6살짜리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평소에 애한테 가끔 귀신 놀이하면서 내가 하곤 했던 말인데, 오늘은 내가 무심코 하는 말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2014년 집단 내적여정 10주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공동 리더님께서 내게 할머니의 저주가 내려왔다는 피드백이 문득 생각났다.

7세 이전의 경험은 몸이 기억하고, 자신만의 신화와 관련이 있다. 내겐 할머니의 엄마 악마화의 신화가 새겨진 것 같다. 지금도 난 친엄마가 불편하다. 물론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지 않아서 친하지 않고, 엄마는 아버지와 이혼 후 스무 살이 넘도록 한 번도 나를 찾지 않았기에 더욱 기억도 정도 없었다.


그래도 지금은 그런 엄마를 용서했고, 과거의 일로 엄마를 비난하지 않기로 했지만 내가 먼저 엄마에게 연락하는 일은 없다. 엄마가 연락 오면 피하지 않고 응답하는 정도다.


내가 일반적이지 않은 가정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보통의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내 자식에게 나도 모르게 티가 날 때가 있다. 그러지 않으려고, 대물림하지 않으려고 돈 아끼지 않고 50분에 10만 원에서 20만 원이나 지불하면서 10년 넘게 개인 상담을 받았는데도 아직도 내겐 풀어야 할 남겨진 과제들이 많구나.


이러한 나의 경험들이 상담사로서 좋은 점은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내담자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그들 스스로도 알아차릴 수 있도록 질문하고 피드백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부작용은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이질감을 느끼고 오히려 일반인들과 소통이 어색하다는 것이다.


내 아이는 나만 빼면 아빠, 친할머니, 할아버지가 일반적이라 일반적인 부분이 많은 아이인데... 아이를 보면서 나를 본다. 어린 시절의 나는 참 우울했구나. 소아 우울증이었구나.


가끔은 가족들에게도 미안하다. 비정상적인 나의 반응과 예민함에 그들이 힘들어한다. 그래서 가족들에게 친절하려고 매일 소원일기도 쓰고, 수련받고, 수련하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신이시여, 도와주소서.

저는 저를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제가 어제보다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늘 깨어서 자신을 점검하고 성장할 수 있게 하소서.

작가의 이전글아이와 엄마는 연결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