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고 싶은 어린 시절
상처받은 내면 아이 위로하기
초등학교 저학년 때의 일이다.
친구들은 저마다 자신의 태몽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나는 나의 태몽이 무엇인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서 혼자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다.
집에 와서 아빠에게 호기심과 기대를 가지고 물어봤다.
"아빠, 저는 태몽이 뭐였어요?"
그때 아빠는 딱 한 마디만 했다.
"미친년"
이 말을 듣고 난 어떤 표현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울지도 않았고, 섭섭하다고도 못했던 것 같다. 그저 아무 반응도 안 했다.
아빠는 내가 어릴 땐 더 심했는데, 지금도 역시 자신의 상처 속에서 몸부림치며 살고 있다.
자신의 문제가 너무 커서 자녀나 가족에게 마음을 내줄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나는 그 순간으로 다시 돌아가서 아빠의 대답을 다시 듣고 싶다.
"아빠, 저는 태몽이 뭐였어요?"
"우리 딸 태어났을 때, 아빠가 꿈속에서 하얀 옷을 입은 천사를 만났지 뭐야~!"
"그래서 그 천사가 어떻게 했어요?"
"하얀 옷 입은 천사가 빨갛고 탐스럽고 예쁘고 커다란 사과를 내게 선물로 주고 갔어."
"와! 그 사과가 저였어요?"
"그럼, 그러고 나서 우리 딸이 태어났지!"
"그 태몽은 무슨 뜻이에요?"
"우리 딸은 천사가 준 사과처럼 사람들을 건강하게 해 주고, 세상에 유익한 사람이 된다는 의미야."
"와! 나는 하얀 천사가 빨갛고 예쁜 사과를 주는 태몽이었구나... 나도 친구들이 태몽 이야기하면 내 것도 말해줘야지. 아빠, 알려줘서 고마워요."
그때의 나는 많이 슬프고 낙심하고 평생 상처가 되었다.
그때의 상처받은 나를 위로하고, 함께 밤새 울어서 눈이 퉁퉁 부었다. 지금도 눈물이 난다.
이렇게 슬펐는데 그땐 그 슬픔을 감추고 표현도 못했었구나... 얼마나 섭섭했을까...
기대하고 아빠에게 물어본 건데... 아빠는 어린 나의 호기심이나 마음을 볼만큼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내가 내 태몽을 만들어버리지 뭐! 이제 난 좋은 태몽을 꾸고 귀하게 태어난 사람이다.
천사가 갖다 준 사과처럼 세상에 도움이 되고, 건강을 주고, 유용한 사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