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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선우 Jul 29. 2022

우리는 왜 행복하지 못했을까?

미숙한 관계와 소통에서 오는 비애

"우리가 사는 방법을 배우기도 전에

살아야만 했다는 사실에 대해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대단히 제한적이라는 사실에 대해

우리 행동이 엄청난 파멸을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우리 잘못에 대한 공동체의 반응이 무자비하다는

사실에 대해 두려움과 슬픔을 느끼게 된다"


- 알랭 드 보통 <불안> 중에서 -


 안에서 평안과 행복을 느끼지 못했던 나의 어린 시절,

아이 낳고 가족에 대해 실망하고 회의감을 느끼고 나니

자주 싸우셨던 친정 부모님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아이 낳은 엄마는 배려 받아야 하는 존재인데

오히려 핍박의 대상이 되고 이해받지 못하고

애 키운다고 힘들어하는 것이 마치 잘못된 것처럼 취급하는 것이 어쩌면 한국의 잘못된 습인 것 같다.


엄마는 무조건 기꺼이 희생해야 하는 존재라는 집단 무의식이 있는 것 같다.


나도 여자라서 예쁘게 꾸미고도 싶고

사랑도 받고 싶고

알콩달콩 이야기도 하고 싶은데

그런 소망들은 다 사치 불과하다.


아이 낳고 나니 현실적인 소망이 생겼다.

밤에 통잠을 푹 자고 싶고,

배고플 때 누가 차려준 맛있는 밥 먹고 싶고,

쉬고 싶을 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

때론 이런 현실이 슬프다.


출산 이후 엄마로서 삶에 대한 사전 지식이 너무 부족했다.

미리 알았더라면 더 준비해서 엄마가 되거나

엄마가 되기를 포기했을 것이다.


우리는 엄마가 되는 방법을 배우기도 전에

엄마로서 살아내야 했다는 사실에 대해

자기 자신과 아기에 대한 이해가

대단히 제한적이라는 사실에 대해

가족의 언행이 아기와 엄마의 삶에 엄청난 파멸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엄마의 고통에 대해 가족 공동체의 반응이 무자비하다는 사실에 대해 낙담과 슬픔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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