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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가방 Jan 02. 2021

4차 산업혁명의 뉴노멀 후기

공포의 5인방의 성장전략

시대가 달라지면 세상을 해석하는 관점도 달라질 것을 요구받습니다. 고려시대에는 거란족이 쳐들어왔을 때, 고려인들은 팔만대장경을 만드는 방법으로 대응을 하였습니다. 조선시대인 1896년 상민 의병장 김백선은 전투 후 항의했다가 양반 의병장 유인석에 의해 처형당했습니다. 일제의 식민지에서 해방이 되자 과학자들은 월북하였고, 경영자들은 월남을 하였다고 합니다. 1917년 러시아가 무너지고 소련이 되었고 경제학자들도 케인즈는 계획을, 하이에크는 자유를 강조하며 논쟁을 하였다고 합니다. 단기적으로 케인즈 이론이 미국의 대공황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었지만, 하이에크는 1992년까지 살아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거봐, 내가 뭐랬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좌우 이데올로기 논쟁이 한창일 때, 수렴 이론이 등장하여 이념논쟁은 무의미하며 과학기술이 미래를 지배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앨빈 토플러 같은 미래학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2019년 천우정이 지은 <4차 산업혁명의 뉴노멀>에서는 세계 시가총액 톱 10 기업을 2007년과 2017년을 비교하였습니다. 2007년 1위였던 미국의 엑슨모빌은 10년 후 8위가 되었고 3위인 MS는 3위를 유지하였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8개 기업, GE, TL시티그룹, 페트로차이나, AT&T, 로열더치셸, 뱅크오브아메리카, 중국공상은행, 도요타는 명단에서 하락했습니다. 2017년의 1위부터 5위는 애플, 알파벳, MS,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공포의 5인방(The frightful five)이 차지하고, 6,7,8위는 버크셔 해서웨이, 존슨앤드존슨, 엑슨모빌이고 9,10위는 중국의 BAT 중에서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차지하였습니다. 2017년 12월 기준으로 애플, 구글, 아마존, MS, 페이스북으로 구성된 공포의 5인방의 시가 총핵 합계가 3조 3000억 달러(약 3700조 원)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세계 11위인 한국의 국내총생산() GDP) 1조 5300억 달러의 두 배를 초과하는 금액입니다. 이들의 급속한 성장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바로 속도를 중시하는 성장전략입니다. 


애플의 대표적인 상품은 아이폰입니다. 하지만 애플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종전 기술에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입힌 것입니다. 임태준은 애플이 완벽한 생태계를 구축한 것이 성공요인이라고 하였습니다. 종전의 전문용어였던 애플리케이션을 일반화시키고 '무료'와 '선택의 자유'를 주면서 데이터 경제를 만들어 갔던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2011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창업한 '보컬 IQ'를 인수하여 인공지능 '시리'의 기능을 강화하고 컴퓨터가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음성인식 기술을 통하여 애플 커넥티드 카와 무인자동차 프로젝트 '타이탄(Titan)'에 이를 적용하였습니다. 또 다크 데이터(가공되지도 않고 보호받지도 않으며 공간만 차지하는 데이터)를 유용한  데이터로 변환하는 기술을 가진 '래티스 데이터'를 2억 달러(약 2,250억 원)에 2017년 인수하면서 엔지니어 20여 명도 그대로 승계하는 전략을 사용하였습니다. 


1998년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만든 구글은 스팸 페이지가 많이 검색되는 문제를 극복하는 "PageRank"  알고리즘을 이용하는 검색엔진을 개발하였습니다. 중요한 페이지일수록 가중치를 두는 방식이었습니다. 2000년 6월은 유료 리스팅 모델로 개선하였고, 2002년 2월에는 CTC(Click Per Cost, 클릭 당 비용) 방식에서, 검색 결과와 광고 사이에 관련도가 낮으면 낮은 CTR(Click Trouhg Cost 광고 노출 당 클릭 비용)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검색 결과와 관련성이 높은 광고를 게재하는 기술을 사용하였습니다. 2003년 3월에는 콘텐츠의 내용에 따라 관련된 광고를 보여주는 'Adsense'콘텐츠 광고 방식으로 발전해 갔습니다. 구글은 허밍버드(Hummingbird)라는 검색엔진을 윤용하여, 2005년부터 '랭크브레인'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했는데 이는 애매한 표현이나 구어체 표현으로 검색을 했을 때 원하는 내용을 보여주는 기술입니다. 2017년 구글의 광고 매출 실적은 세계 인터넷 광고시장 전체 매출 중 44%인 944억 달러에 이르고 있습니다. 


구글은 검색엔진으로 시작하여 다방면으로 진출하고 있는데 크게 3번의 M&A를 성공시켰습니다.첫째, 2005년 앤드 루빈의 모바일 OS '안드로이드를 인수하였고, 둘째, 2006년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를 당시 16억 5천만 달러에 인수하여 현재 기업가치 700억 달러, 사용자 10억 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셋째, 이세돌과의 바둑 대결로 유명한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를 6억 2500만 달러에 인수한 것이 핵심적인 인수합병 들이었습니다. 2015년에는 구글 지배구조를 전면 개편하여 지주회사 알파넷을 설립하고 인수한 회사들을 자회사로 구성하는 체제로 전환하였습니다. 


MS도 PC 시장 강자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시도를 하였습니다. 워싱턴주 레드먼드에 세계 최초의 해저 데이터센터 구축하려고 하였고 2016년 비즈니스 인맥 소셜미디어인 링크드인을 262억 달러(30조 7,000억 원)에 인수하였습니다. 이는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링크드인은 ‘그래프’라 부르는 공통의 자산을 갖고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의 그래프는 연락처, 메시지, 캘린더, 문서 등 오피스 제품 군내 데이터의 관계망을 가지고 있고, 반면, 링크드인은 일자리, 동료, 학습, 구인·구직 등의 정보를 엮은 관계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마이크로소프트와 링크드인이 각기 보유한 그래프는 거의 겹치지 않는데, 두 회사의 그래프가 매끄럽게 연결될 수 있다면, 막강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스카이프를 85억 달러에 인수하였고  야머를  12억 달러에 인수하여  서비스 M&A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1994년 Jeff Bezos에 의하여 창업된 아마존은 “더 싸게, 더 다양하게, 그리고 더 편리하게 물건을 팔고 소비자에게 배달해주자.”라는 슬로건과  “소비자에게 먼저 투자한다: 소비자에게 집중하고 그들의 요구를 파악한다. 그리고 이 요구를 저렴하게 만족시킬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찾아낸다. 이 과정에서 혁신이 일어난다.”라는 주장이 그들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강점은 물류와 데이터를 동시에 장악하고 있다는 것인데 월마트는 소프트웨어 기반이 취약하고 애플 같은 IT 기업은 유통 물류망이 없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아마존의 프라임 회원은 미국에서만 약 5,000만 명에 이르고 있고 이들 회원들은 매년 비회원보다 4배 많은 평균 2,500달러를 아마존에 쓰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외에도 아마존은 인공지능 스피커의 선두주자로서 2014년 11월 '아마존 에코'를 선보이고 2015년 6월 일반 고객 판매하였는데 2017년 7월 800만 대 이상의 누적 판매고를 기록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수한 회사들을 살펴보면 스크린터치 기술업체 '리퀘비스타'와 로봇 기반 물류회사 '키바' 그리고 데이터 마이그레션  업체 '아미아토', 영상처리 업체 '엘리멘탈 테크놀로지스'를 5억 달러에 인수하였고 스트프웨어 업체 '클러스테크'와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나이스'도 인수하였습니다. 또 반도체 업체로  IoT 부품시장에 진출하기 위하여 '안나프르나 랩스'를 3.7억 달러에 인수하였습니다. 


페이스북은 초반인 2005~2008년에는 기업 인수에 소극적이어서 아이디어 도용 문제와 관련해 윙클보스 쌍둥이 형제와 법정 공방을 벌렸던 '커넥트유'와 '좋아요' 기능을 추가한 '프렌드피드'를 인수하는 정도에 그쳤으나 2009~2011에는 적극적으로 변모하여  60여 개 기업을 인수 합병하였습니다. '친구 찾기' 기술을 보유했던 '곡타젠', 사진 공유 업체 '디비샷(Dvvyshot)'을 인수하여 사용자 경험을 강화시켰고, 당시  직원 13명  4,000만 명의 회원수인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에 인수하였습니다. 또  모바일 앱 개발 업체 '스냅투'를 인수하여  피처폰용 페이스북 모바일 앱을 통하여 개발도상국 피처폰 사용자를 공략하였고 디자인 전문회사 '소파'를 인수하였습니다. 2012~현재까지로는 동영상 스트리밍 기술 업체 '퀵파이어'를 통하여  동영상 서비스 품질 강화하였고,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 기업 '페이스닷컴'과 음성 인식 API 개발 '위트에이아이(Wit.ai)'를 인수하였습니다. 


2018년 천우정의 <4차 산업혁명 시대 과학기술예산정책 지향점 연구>의 주장의 강조점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속도가 생명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천우정은 Salesforce.com의 CEO인 Marc Benioff는 “속도는 비즈니스의 새로운 통화다.(Speed is the new currency of business.)”라고 말을 인용하였고,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회장은 "과거에는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었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는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사례는  '실종아동 등 신원확인을 위한 복합인지개발사업(2018년도 신규사업)과 하이퍼루프 사업을 예시하면서 3차 산업혁명의 관점인 '기술개발을 위한 R&D 정책'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의 관점으로 '문제 해결 비즈니스'에 초점이 맞춰져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논문의 주장이 얼머나 실무에 영향을 끼칠 것인지 아직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내용을 통하여 ''공포의 5인방'의 성장전략이 속도에 있다는 것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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