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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가방 Nov 14. 2021

누리호

2021년 10월 21일 오후 4시로 예정된 누리호 발사가 1시간 연기되어 발사되었습니다. 누리호는 당일 오후 4시 5분에 산화제 충전을 마치고 5시 정각에 발사되었습니다. 공중에 치솟은 누리호는 1단 연소와 분리, 2단 연소와 분리를 마치고 페어링 분리 과정도 정상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6분 만에 비행고도 500km를 돌파하고 8분 만에 600km 돌파, 15분 만에 700km를 돌파했으나 처음 목표했던 최종 궤도 안착에는 실패하였습니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인가 실패인가에 대해 엇갈리는 의견이 보이고 있습니다. 3단 엔진이 46초 일찍 연소를 마쳐는 바람에 최종 목표인 궤도 안착에는 실패하기는 했지만 날아간 위성 모사체가 호주 남단 공해상 400km에 떨어졌는데 이는 나로우주센터에서 7,000km를 넘는 의미 있는 거리에 떨어졌다는 해석이 유력합니다. 


우리나라의 누리호 나로호와 같은 로켓 개발과정에는 러시아 기술진과의 협력이 있었습니다. 나로호와 유사한 러시아 로켓이 앙가라 로켓인데 러시아는 2014년 7월에 최초로 앙가라 로켓을 시험 발사한 역사가 있습니다. 러시아는 앙가라 로켓을 발사할 때 인공위성 발사가 아닌 ICBM 발사를 목표로 내걸고 발사를 하였습니다. 러시아의 앙가라 로켓은 러시아 서부에 위치한 모스크바 북방의 플레세츠크 우주 기지에서 발사되어 22분간 5700KM를 비행하여 러시아 동부의 캄차카 반도의 쿠라 미사일 시험장까지 날아갔고 러시아 군은 최종적으로 발사가 성공했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이런 기준으로 비교한다면 우리나라의 누리호는 위성궤도에 목표물을 올려놓는 데는 실패했지만 ICBM 발사를 할 수 있는 실력을 증명하였다는 의미로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나로호의 크기를 미국의 미니트맨 미사일과 비교하자면 미니트맨은 탄두 중량이 1 ton으로 수소폭탄 3개가 탑재되는 것에 비하면 누리호는 외형상 1.5 ton으로 수소폭탄 5발을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북한은 누리호 발사에 맞추어 자신들의 광명성 4호 발사를 다룬 기록영화를 방영하였습니다. 더불어서 국제사회가 자신들에게만  2중 기준을 적용한다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였습니다.  누리호 발사는 우주개발의 성과로 인정받고 있는데 비하여 북한의 위성 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비난받고 있습니다. 북한이 2006년에 1차 핵실험에 성공한 뒤 2012년과 2016년 광명성 3호와 4호를 쏘아 올리자 UN 안전보장 이사회는 각각 제재를 결의하였습니다. 남한과 북한의 발사체는 액체연료를 쓰는 것은 동일하지만 누리호는 발사준비에 8시간이 걸리고 연료 주입이 2시간이 걸리는 연료는 케로신과 산화제는 액체산소를 사용합니다  산소를 액화시키려면  -183도를 유지하여야 하므로 많은 부수장비가 필요하고 이동하면서 발사가 불가능합니다. 즉 군사적 이용에는 어려움이 많은 조건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발사체는 2012년 광명성 3호의 잔해를 서해안에서 인양한 결과 북한은 상온에서 보관도 쉽고 준비시간도 짧은 독극물의 일종인 하이드라진과 적연질산을 연료와 산화제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파악되었습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주장하는 평화적 우주 개발이라는 주장을 신뢰하고 있지 않는 실정입니다. 


누리호는 내년 2022년 5월에 2차 발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2차 발사 때는 1.3 ton의 모사체와 200kg의 성능 검증 위성을 탑재할 예정입니다. 그 이후 성능 향상을 위하여 2027년까지 추가적으로 4차례 발사가 예정되어 있고 2030년에는 달 착륙선도 쏘아 올린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올해 2021년에 세계에서 10번째로 아르테미스 약정에 서명하였는데 이는 미국 주도로 진행되는 달에 유인기지를 건설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며  내년 8월 궤도선을 발사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현재 우주산업은 주요국들 사이에 치열한 선점 경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위성궤도는 크게  저궤도, 중궤도, 정지궤도로 구분되며 나로호가 쏘아 올려지는 2000KM 이하의 저궤도의 장점은 저지연성을 들고 있습니다. 저궤도의 장점은 지연율이 0.025초로 비교 대상인 위성통신과 해저 광케이블에 비하여 현저하게 낮은 실정입니다. 그 이유는 지상에서 가까운 낮을 궤도를 돌므로 전파 왕복시간이 짧은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이 이외에도 저궤도 발사는 소형화, 동시 발사, 발사체 재사용 측면에서 유리해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국제통신연합(ITU)에 따르면  전 세계의 인터넷 보급률은 선진국 80%, 개도국 45%로 아직까지도 여전히 인터넷 소외지역이 다수 존재하고 있습니다. 현재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는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2025년까지 고도 500KM의 저궤도에 1만 2천 개가량의 위성을 쏘아 올려 전세게를 5G나 광통신 수준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이외에도 민간 우주 관광업체인 스페이스 어드벤처와 협력하여 지구궤도를 도는 여행상품도 출시할 예정입니다. 우주 캡슐 크루 드래건에 탑승하여 5일간 1367KM 상공에서 지구궤도를 따라 여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에서는 전 세계 인터넷 연결을 목표로  3000개의 위성을 쏘아 올리는 프로젝트 카이퍼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회사인 카이퍼 시스템주가 추진하고 있으며 저궤도 위성 3236개를 발사해 인터넷 접속이 어려운 수십억 명에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북위 56도에서 남위 56도의 위치에 위성을 발사하는 것인데 이는 지구 위도상 스코틀랜드 중심에서 남미 최남단에 이르기까지의 영역에서 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페이스북과 구글도 각기 독자적으로 우주산업을 구상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처럼 우주공간에서 통신을 비롯한 각 분야의 지배권을 확보하기 위한 첨단산업에서의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져가고 있는 지금 우리도 한반도라는 울타리 안의 좁은 시각에서 벗어나 우주와 세상을 향한 미래의 꿈을 다음 세대를 위하여 준비해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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