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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가방 Dec 03. 2021

한국인 에너지

요즘처럼 대한민국의 위상이 전 세계적으로 높았던 적은 단군이래 처음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 94개국에서 1위를 하면서 1억 1100만 가구가 시청했다는 기록이 나왔습니다. 연이어서 등장한 드라마 '지옥'도 등장하자마자 1위를 기록하였습니다. 이제는 BTS가 1위를 하였다는 소식은 뉴스로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놀랍지도도 않습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적 열풍을 일으키면서 세계적 유행을 일으킬 때와 비교하면 어느새 격세지감이 듭니다.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류 열품이 불었을 때에도 초창기에는 놀랍게 받아들여졌지만 이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아카데미 4관왕에 올랐고, 미나리의 윤여정 배우는 전 세계에 윤여정 신드롬을 일으킨 현상들도 담담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한류의 열풍이 아시아를 넘어서 전 세계적으로 퍼져가는 일이 이제는 당연시되니 세상이 정말 달라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놀라운 변화를 역사적 근원을 찾아서 설명하는 책이 최근 출판되었습니다. 홍대순 경영학 박사가 쓴 <한국인 에너지>라는 책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책은 최근의 이러한 현상들의 배후에는 그동안 잠재되었던 한국인의 에너지가 그 원천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인 근원을 찾아보면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제 대한민국은 자원빈국이라는 한계에 주목하기보다는 정신 부국이라는 우리의 장점을 바로 인식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제 36년의 식민지 경험과 6.25 동란 이후 폐허가 되었던 나라.  1960년대 아프리카의 가나보다 못살았던 후진국이었던 비참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이제는 미래를 향하여 '팍스 코리아나'의 꿈을 현실화시키기 위하여 달려가자고 외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서양 사대주의, 중국의 중화사상, 일본 식민사관의 3대 문화 사대주의에 길들여져서 피해의식, 열등감, 패자 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잊혔던 우리의 잠재력을 이제부터는 현실화하자는 것입니다.


저자는 석기시대로부터 우리 민족의 역사는 전 세계에서 고인돌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고인돌 왕국이라는 사실부터 강조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고인돌의 표면에 나타나 있는 구멍들은 풍화작용과 같은 자연현상으로 생긴 것이 아니라 수천 년 전부터 천문과 우주에 대하여 관심이 많고 지식이 해박했던 우리의 선현들이 정확하게 표시한 하늘의 별자리를 돌에 새긴 성좌도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전통은 계속 이어져서 현재 1만 원 권 지폐의 뒷면에 그려져 있는 천상열차분야지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천문도라는 것입니다. 고구려 시절 만들어졌던 천문도의 탁본이 젼해지다가 14세기 말 조선의 개국을 맞이하여 한양 하늘의 별자리를 추가하여 남긴 세계에 자랑할 천문도라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명절에 일상으로 즐기는 윷놀이판을 보면서 미국의 유명한 민속인류학자 스튜어트 켈린은 "한국의 윷놀이는 심오한 철학과 우주관을 담은 놀이이며 전 세계 수많은 놀이의 원형'이라고 극찬하였다는 것입니다. 이 책의 출판 이후 최근 11월 29일 사망한 루이 비통의 수석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는 인터뷰에서 자신은 다양한 나라의 국기에서 영감을 받는데 그중 태극기를 가장 좋아한다고 하였습니다. 전 세계 국기 중에서 우주의 섭리를 담은 국기는 아마 태극기가 유일하다는 것입니다.


1971년에 발굴된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는 7000년 전의 고래잡이의 모습을 그려놓고 있습니다. 기존의 통설이었던 고래잡이의 시초는 노르웨이라는 주장을 뒤집는 증거인데 고래를 잡고 나서 14 등분하는 모습을 그림으로 돌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7000년이 지난 지금도 고래는 14등분으로 해체하고 있는데 그 과정을 돌에 새겨 넣은 것입니다. 이밖에도 현재 한반도의 자생식물의 수는 5000여 종이 있고 그중 2600종은 식용이고 1200종은 약초라는 사실을 설명하면서 종의 다양성과 관련하여 살펴보면 이러한 숫자의 현실적인 의미는 한반도의 식생의 수가 유럽 전체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수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의 청동기 기술을 살펴보면 국보로 지정된 청동거울인 다뉴세문경에 0.3MM 간격의 선이 무려 1만 3000여 개나 새겨져 있는데 놀라운 2400년 전의 초정밀기술로 현대의 최첨단 장비로도 어떠한 방법으로 제작한 기술인지를 알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다뉴세문경의 청동의 합금 비율은 구리와 주석의 비율이 정확하게 65.7대 34.3의 황금비율인 것도 놀라운 사실이라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미스테리한 사실은 조선 태종 임금 때 만들어진 세계지도에 아시아는 물론이고 아프리카, 아랍, 유럽 인도 등이 그려져 있고 유럽의 지명 100여 개, 아프리카 지명이 35개가 표기되어 있고, 사하라 사막과 나일강도 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시아의 항해가들이 서양인들보다 먼저 아프리카 대륙을 항해하였음을 보여주는 증거인데 참으로 놀랍고 불가사의한 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지도의 원본은 임진왜란 때 불에 소실되었고 사본만이 일본 류코쿠 대학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대지를 쓴 소설가 펄 벅 여사는 노벨문학상과 퓰리처상을 동시에 수상한 미국 최초의 여성 작가입니다. 그녀는 한국에 와서 한국 문화에 큰 감동을 받고 그 인연으로 1967년 경기도 부천에 소사희망원이라는 전쟁고아와 혼혈아동을 돌보는 시설을 만들어 봉사한 바 있습니다. 펄벅 여사는 조선일보 이규태 기자는 함께 경주를 여행하다가 감나무에 새들을 위해 남겨둔 까치밥을 보고 탄성을 질렀다고 합니다. 한국인들이 자연들 대하는 자세에 감탄했다는 것입니다. 농부가 하루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데 농부가 지게에 볏단을 잔뜩 지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았다고 합니다. 볏단을 소달구지에 싣고 농부 자신은 편하게 갈 수도 있는데 함들게 가는 이유를 묻자 농부는 하루 일을 마치고 귀가할 때는 소도 편하게 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또 한 번 감동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중국의 산해경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평하여 서로 사양하기를 좋아하고 다투는 일이 없다는 구절이 나옵니다. 송나라 서긍은 고려 사람들을 평하여 변방에 난리가 발생하면 즉시 단결하여 출동하는데 그 용감하고 장대함이 비할 바가 없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일관계는 서먹서먹하지만 2001년에 일본 전철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이수현 씨의 희생정신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고 아키히토 일본 천황부부도 참석하였다고 합니다. '울지 마 톤즈'라는 영화로 그려진 2010년 아프리카 수단에서  세상을 떠난 이태석 신부의 삶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삶이었습니다. 우리 역사에 나타난 수많은 의병과 독립운동가, 국채보상운동, IMF 당시의 금 모으기 운동, 2007년 기름유출 사고 때 등장한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은 한국인들의 내면 속에 자리 잡은 DNA의 성향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15년간 외신 기자로 활동한 마이클 브린은 <한국인을 말한다>라는 저서에서 한국인들은 한편으로는 공손하고 유순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엄청나게 기가 세다고 평하고 있습니다. 일본 제국주의에 의하여 희생당한 중국인들이 3200만 명에 육박했지만 중국인이 일본 고위층을 암살한 경우는 거의 전무했지만, 한국인들의 경우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살해, 이봉창 의사의 일왕에 대한 폭탄 투척 의거, 윤봉길 의사의 도시락 폭탄 의거 등 세계에서 가장 기가 강한 민족이라는 것입니다. 마이클 브린은 특이하게도 한국인은 강대국 사람을 얕잡아보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강대국에 대해서는 미국 놈, 일본 놈, 중국 놈이라고 부르고 그렇지 않은 나라들은 미얀마 사람, 아프가니스탄 사람으로 부른다는 것입니다, 또 근면 성실함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부지런하고 머리 좋은 이스라엘 사람을 게으른 사람으로 만드는 유일한 국가가 바로 대한민국이라고 합니다. 일할 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놀 때도 끝장을 봐야 후련하다고 하며 여흥이나 가무에서도 그 어느 민족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술 방면에서도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프리마돈나 강수진, 피아니스트 조성진도 압도적인 기량으로 전 세계인을 감동시킨 우리나라의 예술가들이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김구 선생의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는 말씀을 인용하면서 그것이 바로 단군의 '홍익인간'의 이상의 실현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로마가 1000년 제국 팍스 로마나 시대를 열었고 영국이 팍스 브리태니커의 역사를 만들었듯이 우리도 팍스코리아나의 시대를 열어가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식민제국의 침탈과 착취로 이루어진 제국이 아닌 문화의 힘을 가진 나라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첫째 유럽의 강소국인 룩셈부르크처럼 국민소득 10만 달러를 달성하고 노사정의 합의정신을 살려 노동문제를 해결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동방예의지국, 군자의 나라 어질고 선한 사람들이 가득한 나라로 불렸던 전통을 살려 신뢰사회를 만들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역사를 바꾸기 위해서는 남들을 모방하기보다는 새로운 문명, 문화, 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우리 역사를 관통하는 홍익인간의 정신을 살려나가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역사학자 토인비의 "21세기 세계가 하나 되어 돌아가는 날이 온다면 나는 그 중심은 동북아일 것으로 믿으며, 그 핵심은 한국의 홍익인간 사상이 되어야 한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대중문화 한류를 뛰어넘어 홍익인간 정신을 담고 잇는 정신 한류로 인류의 평화와 번영에 이바지하자고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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