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가방 Feb 05. 2022

RE 100

2월 3일 대선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가 언급하였던  RE 100이라는 개념에 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RE 100의 원 단어는 Renewable Energy 100 (재생에너지 100)으로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2050년까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만 충당하겠다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약속을 말합니다. 2014년 영국의 비영리단체인 기후 그룹(The Climate Group)과 탄소공개 프로젝트(Carbon Disclosure Project)가 처음 제시했다고 '한국경제 경제용어사전'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RE 100의 기준을 따라가지 못할 경우 새로운 무역 장벽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2018년 기준으로 애플, 구글 등 30개 기업이 100% 목표를 달성했는데, 애플의 경우를 살펴보면 애플은 2016년에 RE 100에 가입하였습니다. 애플은 2015년에 이미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의 93%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였고, 2016년 95%. 2017년 97%, 2018년 100%로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여왔습니다. 2016년 애플의 리사 잭슨 부사장은 "RE 100과의 협력으로 제생 에너지를 제조 공급망으로 끌어들이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제품의 생산과 소비 과정 모두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큰 포부를 발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애플은 이미 2015년 10월 공급업체가 애플 제품을 생산할 때 재생에너지만을 쓰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에너지 프로그램(Supplier Clean Energy Program)을 발족시켰습니다. 2015년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위하여 부족한 7%의 갭을 전력 구매 계약과 지역 재생에너지 발전 프로젝트 투자로 달성하였는데 이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들의 제품이 만들어지고 사용되는 모든 과정을 탄소 제로화하는 목표를 설정하였습니다. 이를 위하여 2020년까지 4기가 와트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공급망에 투입하였고, 2030년까지 공급망 전체와 애플 제품 전주기에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애플은 이 과정에서 2018년 애플과 중국 내 10개 공급 업체가 함께 조성한 에너지 펀드(China Clean Energy Fund)는 중국 재생에너지 발전소에 약 3억 달러(약 3,500억 원)를 투자하여 1 기가와트 규모의 전력을 생산하여 이를 애플 공급망에 투입시키고 있는 중입니다.


2021년 1월 말 기준으로 RE 100에 가입한 글로벌 기업은 총 284개 기업이었다가, 2022년 1월에는  총 346개 기업으로 미국 88개, 일본 63개에 임에 비하여 한국 기업은 14개 기업 만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2022년 2월 3일 기준 기후 그룹(he Climate Group)의 누리집을 보면 RE 100에 가입한 글로벌 기업은 349곳에 이르고 있습니다. 애플, 구글, 메타(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에어비엔비, 3M, 샤넬, 듀퐁, GM, 존슨 앤 존슨, 나이키, 스타벅스, 버버리, 이베이, 피엔지, 화이자, 라프 로렌, 앱손 등 유수한 글로벌 기업들이 가입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2020년까지 RE 100 선언 기업이 전무하였습니다. 실제로 2018년 BMW가 LG화학에 부품 납품 전제조건으로 RE 100을 요구하면서 계약이 무산되어버렸고, 같은 요구를 받은 삼성 SDI는 국내 공장 생산물량을 신재생에너지 생산이 가능한 해외공장으로 옮기는 방법을 택하였습니다. 2020년 애플이 반도체 납품물량을 놓고 SK하이닉스에 RE100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대만의 TSMC로 물량을 돌리겠다고 압박을 하였습니다. 한국은 기업들이 막대한 비용 부담 때문에 참여를 거부하다 2020년 말부터 LG화학, SK하이닉스, SK텔레콤, 한화큐셀 등이 잇달아 RE 100에 참여를 선언하였습니다.


기업들이 RE100을 달성하는 방법은 신재생에너지 생산시설을 갖추는 것인데 비용 부담이 막대합니다. 현실적인 방법은 공기업인 한국전력으로부터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생산한 전력을 구입하는 것인데, 한국전력은 전력생산 원천을 원자력, 화력, 태양광 등으로 구분해 팔고 있지 않지 않은 현실입니다. 결국 산업통상자원부는 2021년 한국전력이 아닌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기업들이 직접 전력을 구매할 수 있는 '제3자 전력구매계약(PPA)' 방안을 마련하였습니다. 이외에도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구입하거나, 한전에서 파는 '녹색 프리미엄' 요금제를 이용하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다만 애플의 경우 녹색 프리미엄으로 채우는 것을 인정하지 않아서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녹색 프리미엄에 투자하는 것을 주저하는 경향이 있는 실정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기소비자가 재생에너지 전기를 선택적으로 구매하여 사용할 수 있는 한국형 RE 100 제도를 2021년 본격 도입하였습니다.  대기업 이외에도 공공기관, 지자체도 참여 가응한 한국형 RE 100 제도를 도입했는데 정부와 에너지공단에 따르면 2022년 1월 5일 기준으로 한국형 RE 100에 가입한 기업, 기관은 총 74곳입니다. 재생에너지 사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에너지원은 태양광, 풍력, 수력, 해양에너지, 지열에너지, 바이오에너지인데 이 기준은 글로벌 기준과 동일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참여자에게 글로벌 기준과 동일한 2050년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권고하며, 2050년까지의 중간 목표는 참여자들의 자율에 맡길 예정으로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자본이 몰리는 우주 산업의 최전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