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끝, 나를 돌아보는 사랑 수업
윤홍균 지음 / 마음의 회복을 위한 관계의 심리학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입니다.
지난주 반차를 내고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후, 줄곧 집 안에 머물며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제는 다시 치과에 들러 소독을 받고 반대쪽 잇몸 수술까지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요즘은 ‘치아가 오복 중 하나’라는 말을 새삼 절감하고 있습니다.
붓기는 조금씩 가라앉았지만 아직 얼굴에 멍이 남아 있어 외출할 때는 마스크가 필수입니다.
항생제를 5일간 복용하느라 속도 편치 않고, 긴장이 풀려선지 낮잠이 밀려오고, 그 영향으로 밤잠도 흐트러졌습니다.
그럼에도 긴 연휴가 회복의 시간을 허락해 주어 다행입니다.
만약 이번 주 바로 출근했더라면, 하루 종일 마스크 속에서 피로에 절어버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번 연휴에는 마음껏 책을 읽으리라 계획했지만 그 다짐은 지켜지지 못했습니다.
대신 간간이 대청소를 하고, 강된장과 육개장, 가지 요리와 도시락을 준비하며 바쁜 주부의 나날을 보냈습니다.
잠시 전업주부의 삶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금세 현실의 줄들이 저를 붙잡습니다.
삼수 중인 딸아이와 취업 준비생인 아들. 여전히 일을 놓을 수 없는 이유들이 옆에 버티고 있습니다.
나이를 먹으니 점점 ‘선택의 여지’가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죠.
그럴수록 ‘사람 노릇’, 특히 ‘부모 노릇’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감하게 됩니다.
그러다 문득, 5월에 독서 모임에서 함께 읽었던 책이 떠올랐습니다.
윤홍균 작가의 『사랑 수업』.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조용한 방 안에서 다시 그 책을 펼쳤습니다.
사실, 이 나이까지도 ‘사랑’은 여전히 어려운 감정입니다.
가족이라는 가까운 구성원들과의 관계에서도 책임과 의무 외에, 진짜 우리를 이어주는 건 결국 ‘사랑’이 아닐까요.
그런데, 우리는 그 ‘사랑’을 배워야 한다고 하면 어딘지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사랑은 그저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 아닌가요?
기술이 필요한 거라면 왠지 진정성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누군가를 정말로 ‘사랑’하려면, 나를 기준으로 삼기보다 상대를 중심에 두어야 합니다.
상대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상처받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부부 사이에서도 작은 오해로 다투는 일이 흔한 것은, 마음을 나누려는 '노력'이 생략되어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다시 펼쳐 든 책에서, 마음을 울리는 문장들을 공유합니다.
"우리가 매일 겪는 문제는 대부분 관계에서 비롯된다."
인간관계가 잘 풀려야 삶이 수월하고, 스트레스도 회복이 빠릅니다.
부자가 되려면 돈을 사랑해야 하고, 공부가 좋아야 성적이 오릅니다.
모든 성공의 바탕에는 ‘주체적인 사랑’이 숨어 있습니다.
"사랑한다면 무조건 믿어야 할까?"
인간은 변화무쌍하고 유혹에 약하며 의심투성이인 존재입니다.
무조건 믿기보다는, 적절한 관심과 간섭, 의심과 질투가 필요합니다.
‘믿음’이라는 이름 아래 방치하거나 억압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랑한다면 다 이해해줘야 할까?"
진정한 사랑은 ‘이해’보다 ‘노력’입니다.
모든 이해를 요구하는 건 사랑이 아니라 이기심일 수 있습니다.
"사랑은 표현해야 전해진다."
표현하지 않으면 사랑은 닿지 못합니다.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불안하고, 오해로 뒤덮이기 쉽습니다.
서운한 감정은 꾹 참고 넘기기보다 드러내야 건강한 관계가 됩니다.
"사랑에도 훈련이 필요하다."
반복 학습과 시도 속에서 감을 익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단번에 완벽한 사랑은 없습니다.
서툴러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계속 시도하는 마음입니다.
"사랑은 존재 자체를 소중히 여기는 것."
오랜 시간 함께하다 보면 소홀해지기 쉽습니다.
그러다 문득, 내일 그 사람이 곁에 없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보세요.
사랑은 ‘같은 편이 되어주는’ 행동에서 출발합니다.
"이해는 공감을 넘어서는 것."
공감은 “그럴 만해”라고 마음을 열어주는 힘이고,
이해는 그 사람의 삶 전체를 껴안으려는 지적인 태도입니다.
더 많이 알수록, 더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사랑은 행동으로 완성된다."
진짜 사랑은,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알아보고 도와주는 일입니다.
지지하고, 위로하고, 함께 밥을 나누고, 곁에 있어주는 것.
그 모든 것이 ‘사랑하는 사람의 역할’입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입니다.
비바람도 불고, 예상치 못한 변수도 늘 생기죠.
그럴 때 기본기가 튼튼하면, 관계는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책장을 덮으며 또다시 제 부족함을 돌아봅니다.
같은 상황을 자꾸 제 입장에서만 해석하려는 습관.
시간이 지나고서야, 상대의 마음이 보이곤 합니다.
『사랑 수업』을 통해, 관계도 조금 더 깊어지고,
저도 더 단단해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긴 연휴의 끝에서, 여러분의 오늘도
조금은 느긋하고, 많이 평온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