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
사랑에는 정해진 형태가 있다고 믿었다.
이성애는 자연의 섭리이고, 그 밖의 사랑은 설명하기 어려운 무엇이라고 생각했다.
가끔 연예인들의 커밍아웃 기사를 접할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그들을 ‘이상한 사람’으로 분류했고, 동성 간의 사랑을 비정상적인 것으로 여겼다.
그것이 편견이라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했다.
그 인식에 균열이 생긴 것은 아주 사소한 계기였다.
요 며칠, 우연히 쇼츠로 접하게 된 BL 드라마였다. 별다른 기대 없이 넘기려다 호기심이 생겼고, 나는 어느새 화면 속 미소년 같은 배우들에게 시선을 빼앗기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들이 손을 잡고, 입을 맞추는 장면이 낯설고 불편했다.
하지만 이야기가 쌓일수록 이상한 것은 장면이 아니라 나의 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나누는 감정은 내가 알고 있던 사랑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설렘과 불안, 질투와 헌신, 그리고 상대를 향한 진심.
언제부턴가 그들의 사랑을 응원하고 있었다.
그들의 본성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
사랑은 의지로 조절되는 스위치가 아니며, 누구나 자신이 끌리는 방향으로 마음이 흐를 뿐이다.
지금도 여전히 터부시되는 동성애자의 사랑은, 금지되어 있기에 더 간절해 보이는 것일까.
문득 예전에 읽었던 성석제의 『첫사랑』이 떠올랐다. 반복해서 읽으며 주인공의 감정에 깊이 공감했던 기억.
소년의 성장소설이었지만 중학생인 그들의 사랑은 어떤 사랑보다도 안타깝고 아름다웠다.
아마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지탄받아야 하는 세상은 부당하다고 느꼈다.
타고난 본성이 존중받는 세상이 언젠가는 올 것이라, 막연하지만 진심으로 믿고 있다.
여전히 나는 이성에게 가슴이 뛴다.
나의 사랑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색안경을 쓰는 어리석음만큼은 반복하고 싶지 않다.
사랑은 형태가 아니라 마음이니까.
영화나 드라마처럼 현실. 역시도 그들에게 사랑은 큰 고난으로 함께 할 것이다.
그럴수록 그들의 사랑은 더 단단해지길 응원한다.
삶이 축복이듯이 그들의 사랑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