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엘 드라마를 보다가 알게 된 것

불편함은 취향이 아니었다

by 다움

나는 내가 생각보다 편협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비엘 드라마를 보다가 알게 되었다.

비엘 드라마 한 편이 사랑을 바라보는 나의 오래된 시선을 흔들었다.

의도한 관심은 아니었다.

숏츠로 떠오른 장면을 무심코 보았고, 그다음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마침 성석제의 『첫사랑』 속 문장을 필사하며 사랑에 대해 곱씹고 있던 시기였다.

서로 다른 결의 텍스트와 영상이 묘하게 겹쳐졌다.


처음에는 솔직히 거부반응이 있었다.

밀고 당기고, 설레는 눈빛을 주고받고, 손을 잡거나 어깨에 기대는 장면까지는 괜찮았다.

그 지점까지는 내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사랑의 풍경이었다.

그런데 키스로 넘어가는 순간, 괜히 내가 민망해졌다.

화면을 보는 내 시선이 어색해졌고 마음이 움츠러들었다.

그때까지는 그 감정을 취향의 문제라고 여겼다.
하지만 곧 깨달았다. 그것은 취향이 아니라 편견이라는 것을.

나는 사랑의 모양에 나도 모르게 선을 긋고 있었다.

내가 경험해왔고, 사회가 오래도록 정상이라 불러온 방식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 선 바깥에 있는 사랑 앞에서 거리를 두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들의 사랑도 다르지 않다.

서로를 느끼고, 함께 있고 싶고, 가능하다면 세상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을 것이다.

손을 잡고 키스하는 이유 역시 결국은 같다.

혼자가 아니라는 확신,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존재와의 연결. 그리고 그들 역시 사랑하는 이들과의 영원을 꿈꿀 것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의 갈등과 망설임에 안타까웠고 차츰 그들의 감정에 공감하고 응원하게 되었다.

몰입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세상 사람들이 뭐라고 하던 사랑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귀하다.

나의 잣대로 세상을 평가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편견은 거창한 악의가 아니라 이렇게 사소한 불편함의 얼굴로 다가온다.

누군가를 차별하려는 의지가 없어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우리는 쉽게 선을 긋는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내 마음은 출렁였다.

고정관념을 내려놓고 바라본다면 다양성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사회적 편견 역시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라면, 그것을 걷어내는 일 또한 인간의 몫일 것이다.

나는 내 눈이 오래 고여 탁해진 물에 잠식당하지 않기를 바란다.

익숙함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재단하지 않기를, 다름 앞에서 함부로 고개를 돌리지 않기를.

생긴 그대로, 본성대로 살아도 괜찮다는 말을 이제는 나 자신에게도 건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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