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나를 만나는 시간, 사흘
나를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일을 하다 보면 ‘이 정도면 충분하다’며 적당히 타협하고 싶은 유혹이 찾아옵니다. 조금 덜어내도 결과에 큰 지장이 없다면, 굳이 더 애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고개를 듭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설령 아무도 모를지라도, 나 자신만큼은 그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지곤 합니다.
“누구도 보고 있지 않을 때의 내 모습이 진짜 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최근 통계를 내고 설문지를 정리하는 업무를 맡았습니다. 아이들 수업이 끝난 뒤, 짧은 자투리 시간을 쪼개어 자료를 펼쳤습니다. 숫자를 하나씩 대조하고 그래프를 그리는 일은 생각보다 번거롭고 인내가 필요했습니다
매년 반복해 온 익숙한 작업이었기에 적당히 넘어갈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면 됐겠지’ 싶을 때마다 다시 숫자를 들여다보며 검토를 반복했습니다. 그 반복을 멈추지 않았던 건, 대충 끝내버린 뒤에 찾아올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을 감당하기 싫었기 때문입니다. 번거로움을 참고 정성을 들이는 일은 나를 지키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아침, 상사가 마침 꼭 필요한 자료였다며 반색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순간, 도움이 되었다는 보람보다 나 자신에게 떳떳하다는 안도감이 더 컸습니다.
적당히 하면 몸은 편할지 몰라도 마음에는 찜찜한 앙금이 남습니다.
반면 번거로움을 견디며 보낸 시간은 나의 역량이 됩니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고, 아무도 보지 않았던 지난 사흘간의 시간 동안 내가 지키려 했던 것은 일을 대하는 나의 태도였습니다.
편안함과 번거로움 사이의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되겠지만, 적어도 오늘만큼은 나를 속이지 않았다는 기쁨이 기분 좋게 밀려옵니다.